양병무 < 경총 노동경제연구원 부원장 >

새 천년에는 지식사회가 본격화되면서 지식과 관련된 직업들이 더욱 각광
받을 것이다.

이미 산업화사회에서 형성된 직업도 지식사회로의 접목과 전환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뉴밀레니엄 시대의 직업관 역시 사회.경제의 변화에 알맞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

첫째, 직업은 삶의 표현이 되어야 한다.

산업화시대의 직업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인식되었다.

사람들은 분업을 통해 주어진 일만 철저히 수행하는 부속품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 자체에서 보람을 찾거나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식사회에서의 일은 정보를 공유하면서 전체를 조망해야 하므로
일은 자신의 표현이 될 수 있다.

더욱이 관련직무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에 이제 일은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의 표현과 만남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참여와 협력이 일의 근간을 이루게 되면 맡은 일 하나 하나가
중요하게 되어 직업의 귀천의식은 희박해지게 된다.

둘째, 지식근로자가 되어야 한다.

산업화시대에는 근로자가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로 이원화되었다.

그러나 지식시대에는 근로자가 지식근로자와 비지식근로자로 나누어진다.

지식은 대학교수나 박사들이 갖고 있는 학문으로서의 지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지식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얼마전 신지식인의 사례로 중국집배달부 우체부 농민 등이 소개되었던
경우가 그 좋은 예다.

산업화시대에는 사농공상을 중시하는 유교전통 때문에 사무관리직이
선호되었으나 지식시대에는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지 자신의 업무를
끊임없이 개선하고 개혁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게
된다.

지식근로자는 자신의 몸값을 올바르게 깨닫고 자신의 업무를 통해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생산함으로써 기회임금을 높여가는 사람을 말한다.

이제 평생직장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직장인들은 평생직업시대에는 자신의 몸값이 노동시장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노동시장의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

셋째, 직장인들은 애직심을 가져야 한다.

애직심은 자신의 직무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앞으로는 어떤 회사에 다니느냐 보다는 무슨 일을 하느냐가 중요해진다.

때문에 직장인들은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일만은 두번째 가라면 서럽다"는 장인정신이
필요하다.

이러한 장인정신이야말로 애직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애직심은 직위중심의 사고에서 탈피하여 직무중심의 사고를 가질 때
향상된다.

직장에서 교제보다는 일을 통해서 승부하겠다는 자세가 요구되는 것이다.

또한 애직심은 평생교육과 연계되어야 한다.

전문가는 환경변화에 따라 적응능력이 있어야 한다.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은 기술과 상품의 수명주기를 급격히 단축시키고
있다.

개인의 직무능력도 기술변화 속도에 따라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쉽다.

그러므로 자신의 몸값을 유지하고 올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자기개발을
하면서 스스로 학습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끝으로 복선적인 직업관이 요구된다.

기업의 인력정책이 핵심인력과 주변인력으로 이원화되면서 핵심인력은
정예화하고 주변인력은 외부화하고 있다.

핵심과 주변은 고정적인 개념이 아니고 가변적인 개념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므로 밀레니엄 시대에는 직장이동의 기회도 많아지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평생직장 개념에 익숙하기 때문에 직장을 자주
옮기는 것을 경원시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직장을 한번도 옮기지 않았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직장에서의 평가가 중요하게 된다.

중도채용 수시채용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직업윤리가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직장인들은 산업화시대의 직업관에서 탈피하여 지식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직업관으로 무장하고 새천년을 맞이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