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게이츠 회장,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주가 상승으로 돈을 가장 많이 번 최고경영자들이다.

빌게이츠 회장의 재산은 무려 7백10억달러.

스위스의 국민소득과 맞먹는다.

이 사장의 재산은 4천6백억원.

웬만한 대기업의 1년 순이익이다.

이들이 하루아침에 억만장자가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일을 열심히 해서인가.

아니면 운이 좋아서인가.

물론 일도 열심히 했고 운도 따랐을 것이다.

그러나 더 큰 요인은 시대변화의 흐름을 읽고 신속하게 적응했다는 점이다.

지구촌은 지금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급변하고 있다.

혁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산업사회는 노동 자본 토지 등 각 생산요소들이 부가가치 창출에 고르게
기여한다.

지식사회는 그렇지 않다.

지식이 부가가치 창출의 핵심으로 작용한다.

지식을 많이 활용하는 기업은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된다.

지식은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빌 게이츠 회장이나 이재웅 사장은 정보기술에 승부를 걸었던 것이다.

21세기는 지식사회로의 진입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식사회 형성의 기반인 정보기술(IT) <>생명공학 우주공학 등 첨단제조업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서비스업 <>고령화사회에 따른 의료 건강 실버산업
등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 강순희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이들은 별개처럼 보이나 사실 정보기술의 발전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정보기술은 1940년대부터 급속도로 발전했다.

전자신호를 저장 확대 계산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수백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손톱만한 칩으로 만드는 집적회로(반도체), 정보를 빛의 속도로 전달하는
광섬유가 1940년대부터 60년대에 걸쳐 잇따라 개발됐다.

이로 인해 초고성능 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했다.

초고성능 컴퓨터는 생명공학자들이 수백만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하는 염색체
분석작업을 단기간에 마칠 수 있도록 했고 인터넷은 정보유통 속도를 높여
기술발전을 가속화했다.

이에따라 동물복제 전자수술 등 먼 훗날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정밀
첨단 기술들이 속속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보기술은 서비스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인터넷망은 서비스산업의 영역을 크게 넓혀주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이제 무점포 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무점포 은행, 무점포 증권회사, 무점포 보험회사가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

부동산 중개도 마찬가지다.

거래가 사이버세계에서 이뤄진다.

서울의 안방에서 미국 LA의 빌딩을 동화상으로 보며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을 활용하는 이러한 디지털 서비스는 기존의 아날로그 서비스를
도태시킬 것이다.

사이버 세계의 "지식기업"은 수적으로 20%를 차지하지만 전체 부의 80%를
장악하게 된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정보산업은 전화기 TV수상기 등 아날로그
정보장비-신문 TV방송 등 아날로그 정보서비스-휴대폰 컴퓨터 등 디지털
장비를 거쳐 앞으로 디지털정보서비스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인터넷을 활용하는 정보서비스업이 주력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으로 임대해 주는 ASP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소위 네트워크 컴퓨터로 불리는 이 산업이 자리잡을 경우 컴퓨터 업계의
입지는 크게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생명공학 의료공학의 발전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켜 노인대상 신종산업을
탄생시킬 것이다.

특히 전후 세대인 40~50대 중년이 정년퇴직하게 되는 오는 2010년쯤엔
노인인구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65세이상 노인인구는 지난해말 현재 약 7%선.

하지만 2005년쯤엔 10%이상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2010년쯤엔 15%선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노인들을 주소비대상으로 하는 산업이 등장할 것이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벌써 노인들을 위한 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식정보화 시대는 직업관도 변화시킬 것이다.

한 직장에서 평생 다닌다는 평생직장 개념은 점차 사라진다.

대신 한 직업으로 평생을 승부한다는 평생직업 개념이 보편화될 것이다.

또 지식근로자와 비지식근로자가 양분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같은 직무를 수행하더라도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아는 지식근로자가
경쟁에서 승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근로자들이 재충전 기회를 갖는 재교육, 또는 평생교육이
일반화되고 직장도 대기업보다 중소.벤처기업을 선호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부설 노동경제연구원 양병무 부원장은 "기업들의 직원
채용패턴이 중도채용 수시채용 형식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노동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 박주병 기자 jb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