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의 원인과 발생과정에 대한 의문이 많이 풀렸고 항암제도 꾸준히 개발돼
왔지만 아직도 암정복은 요원한 과제로 남아 있다.

암치료로는 그동안 항암제 방사선 수술 등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부작용이
심각해 앞으로는 유전자 치료가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비롯해 20여개국에서 이미 유전자 치료법의 1상 및 2상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로젠버그 박사팀은 암세포를 잡아먹는 인터루킨과
종양괴사인자(TNF) 등의 면역물질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암세포에 주입,
암치료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 슬론-캐서린 암센터의 버나드 캔스베처 박사팀은 인터루킨과
알파-인터페론 유전자를 이용, 피부암 및 신장암을 치료하는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앞으로 약 3년후에는 이런 유전자 치료시장을 놓고 특허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휴먼게놈 프로젝트가 3~5년내에 끝나 유전자지도가 완성되면 유전자
치료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물론 유전자치료가 실제로 종양의 성장을 저지할 수 있는지, 생체가 암에
대항하는 면역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포유류의 유전자를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는 첨단기술이
개발되면서 암정복의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완벽한 치료에 이르기까지는 아직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암세포의 종류에 따라 암을 죽이는 cDNA (고리형 유전자)와 벡터
(필요한 유전자를 세포내로 이동시키는 운반체로 주로 병원성없는 바이러스가
이용됨)가 다를 수 있다는게 문제다.

또 유전자 운반방법에 따라 유전자가 발현하는데 있어 강도 유효성 안정성이
달리 나타날 수도 있다.

운반되는 DNA 구조나 숙주의 세포체계에 따라서도 유전자의 발현정도는
크게 변한다.

유전자 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생물학적 로켓이라고 할수 있는 벡터의 개발이 그리 손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분야의 발전상황을 지켜볼 때 빠른 시일안에 좋은 운반수단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전자 요법은 환자의 몸에서 분리한 세포를 실험관(in vitro)에서
치료용 유전자로 형질전환시킨 후 환자의 체내에 재이식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절차 시간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효과가 떨어진다.

그래서 치료용 유전자를 환자의 생체내(in vivo)에 직접 주입하는 개발이
필수적이다.

효율성이 높은 유전자를 발견하고 이를 체내에 전달해 발현시키는 것이
성패의 열쇠인 것이다.

국내서는 피부흑색종(melanoma) 폐암 자궁암 등에 대한 유전자치료가
서너곳의 의료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립선암은 면역세포생성유전자를 이식하거나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또 골수 말초혈액 제대혈(탯줄의 피)로부터 분리한 CD34 조혈모세포
(골수세포)에서 수상세포(T-세포가 암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세포)를 획득,
대량 배양하는 방법도 강구되고 있다.

< 도움말=김승조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