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 미국 MIT 교수 >

많은 주식들이 현재보다는 미래에 더욱 많은 이익을 주주들에게 안겨줄
것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같은 회사는 현재 비록 배당이 적다하더라도
나중에는 주주들에게 많은 배당을 할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자사주를 높은 가격에 구입, 주가라도 부양할 것이다.

반면 공공기업처럼 성장속도가 늦은 기업의 주주들은 조만간 커다란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전반적으로 현금이
주식쪽에 더욱 많이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그리고 미국의 국내총생산은 향후 몇년간 연평균 5% 안팎(3%의 실질성장과
2%의 물가상승) 증가할 것이다.

그러면 주식 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 것인가.

단순 계산에 의하면 이자율이 6%일 경우 1년에 6달러의 수익을 지속적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1백달러의 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매년 얻는 수익도 경제성장률(5%)만큼 계속 증가하기 위해서는
6백달러의 원금이 필요하다.

이는 올해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의 1백배에 달하는 것이다.

만약에 주식투자가 위험성이 없다고 가정하면 주가는 배당과 같은 현재의
현금 흐름의 1백배에 해당하는 가치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주식은 수익이 보장되는 투자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희망일 뿐이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투자자들은 고위험 고수익의 투자를 원해왔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주식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렇게 위험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현재 주가가 배당금의 1백배라고 가정하면 이 주식값의 절반은 70년 뒤에나
받을 수 있는 배당금 액수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가정은 현실적으로 볼 때 두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갖고
있다.

우선 오는 2070년 미국의 기업들이 주주들에게 셀수 없을 정도의 많은 돈을
벌게 해줄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나 그 돈의 대부분은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 미래에 생겨날 기업들로
부터 나올 것이다.

따라서 현재 주식가격하고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70년전인 1929년 한 투자자가 MS가 언젠가 투자자에게 엄청난 수익을 올려줄
것이라고 알았다고 가정하면 그는 당시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어떤 주식도
사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날 포유류는 미래에 공룡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오늘날의 MS와 같은 첨단기업도 언젠가는 마차를 만들던 수공업자의 길을
걸을 것이다.

둘째 주식값이 현재 배당의 1백배여야 한다는 계산식이 얼마나 믿을 만한
가를 따져봐야 한다.

이는 가정이 어떤가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한 국가경제와 주식의 배당이 연간 5%가 아닌 5.5%씩 성장내지는
증가한다면 현재 주식가치는 배당의 1백배가 아닌 2백배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연간 성장률이 4.5%이고 이자율이 6.5%면 주식가격은 배당금의
50배여야 한다.

아무도 정확한 숫자를 모르기 때문에 주가를 제대로 산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주가가 이처럼 단순한 계산상으로 결정된다면 주식은 매우 위험한 투자대상
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주식은 생각보다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경험상으로 알 수
있기도 하다.

이는 전통적으로 사람들이 주식을 사는데 매우 신중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주식의 평균 수익률은 그래도 매우 높았다.

또 이자율이나 경제성장률에 대한 예상치가 그리 크지 않은 범위에서
변화하는 것은 주식가치에 대한 평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사람들이 지금 전혀 위험성이 없다는 믿음으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다면 이같은 믿음은 스스로 무너지고 말 것이다.

다시말해 주식 가격은 매우 불안정하고 약간의 뉴스에도 큰 폭으로 오르내릴
것이다.

간단히 말해 아직도 주식시장이 상당히 저평가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다우지수가 훨씬 더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매우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창조적인 파괴를 통해 새로운 기술이 진보해 나가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들은 창조적인 파괴를 통해 생겨날 기업이 현재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그들은 주식시장이 모든 면에서 변화하기를 고대한다.

다만 주식투자의 위험은 높아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스스로 아무리 투기적이 되더라도 주식투자의 위험성은 낮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현재 주가가 전반적으로 과대 평가됐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주가가 폭등하리라는 기대에 기초한 당신의 투자는 매우 "위험한
게임"이라는 점을 감히 말하고자 한다.

< 정리=김선태 기자 orca@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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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폴 크루그먼 미 MIT 교수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