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명림 기자의 ''재테크 신년 사랑방'' ]

과연 어디에 내 돈을 투자해야 안전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세상의 모든 돈을 내 주머니로 집합시킬 수 있을까?

뉴밀레니엄시대가 열렸다고 해서 재산을 터지지 않는 풍선처럼 부풀리려는
인간의 꿈과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누구든 지난 20세기가 끝나던 마지막 날, 21세기에는 그저 내 주머니가
풍성해지기만을 기원했을 것이다.

오늘 ''재테크 사랑방''에서는 뉴밀레니엄에는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
흡족하게 돈을 벌 수 있을지 경제전문가 네사람으로부터 통쾌한 해답을
들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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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손님 ]

<> 김미화 < 개그우먼 >
<> 온기선 < 동원증권 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장 >
<> 문순민 < 하나은행 압구정 중앙지점장 >
<> 정광영 < 한국부동산정보연구원장 >
<> 김찬경 < 미래유통정보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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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을 맞아 재테크 4인방이 서울 강남의 모 음식점에서 오랜만에 자리를
같이 했다.

IMF 후유증속에 트리플 아홉수(1999)를 무사히 넘기고 새천년을 맞이한
때문인지 참석자들 표정은 기대로 가득차 있다.

"지난 1년여간은 정말 냉탕 온탕이었어. IMF로 끝장나는 줄 알았더니 불과
1년새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었으니 말이야. 정말 알다가도 모를게
인생이야. 청룡열차 탄 것보다 더 어지럽네"

넉살 좋은 정광영 소장이 자리에 앉자마자 지난 한해를 회고한다.

최근 인기 TV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에서 한참 주가를 높이고 있는 김미화씨
도 한 마디 거든다.

"정말 지난 99년은 주식의 해였던 것 같아요. 근데 이제 더 오르겠어요.
올 봄에는 부동산쪽에 기회가 올 것 같지 않아요?"

김미화씨의 궁금증에 친목모임이 다시 뜨거운 재테크 공방으로 번질
조짐이다.

"새해 벽두부터 덕담이나 하지 무슨 돈버는 얘기냐"는 기자의 제지에도
부동산 전문가 정광영 소장은 "부동산"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죠. 올해는 진짜 땅바람 분다니까요. 그리고 이제 주식
좀 그만 하세요. 1,000포인트 시대지만 주위에 돈 벌었다는 사람 못봤어요.
개미군단들, 거진 다 거지 됐다니까요"

정 소장 얘기에 김미화씨, "그래그래"하고 맞장구를 친다.

문순민 지점장도 주식경계론을 편다.

"주식투자는 올해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주식을 자전거에 비유하면
앞바퀴는 저물가이고 뒷바퀴는 고도의 경제성장률인데 올해는 물가상승률이
3%로 올라서고 경제성장률도 지난해만 못할 것 같아요. 따라서 주식이라는
자전거가 지난해처럼 잘 달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평소 "무주식 상팔자"를 소신으로 갖고 있는 창업전문가 김찬경 소장도
"지난해에는 정부가 주식시장을 키울려고 작정을 했던 것같아. 앞으로 총선
전까지는 이 추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그 다음은 글쎄... 주식이 너무
떴다니까. 한계단씩 올라간 게 아니라 이건 다섯단계 아니 일곱단계씩
순식간에 뛰어 넘은 거란 말이지. 거품이 거품을 안고 있는 셈이지"

참석자들의 파상공세에 주식전문가 온기선 실장이 낯을 붉히며 흥분된
어조로 반박한다.

"주가가 지난해 74% 상승해 거품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현재의 주가는 10년전 주가예요. 1,007포인트를 기록했던 지난 89년4월
수준밖에 안된다구요. 거의 제자리 걸음인데 뭘 그래요. 미국을 봅시다.
89년대비 주가가 4배이상 올랐다니까요"

온 실장의 반격에 김미화씨가 일리가 있다는 표정이다.

"듣고보니 하긴 그러네"

김미화씨의 공감에 온 실장이 신이 난다.

그의 얘기가 계속된다.

"IMF 이후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어요. 오너나 종업원을 위한
경영에서 주주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됐어요. 이제는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
하고 있죠. 그리고 올해는 기업이익이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주가가 더 오를 수밖에 없어요. 여유자금의 50%이상은 주식이나
주식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하세요"

"그럼, 올해 주가 상승률은 어느정도나 될까요?"

주식이라면 넌더리가 난다던 김미화씨가 태도를 1백80도 바꾸며 온 실장에게
바짝 다가선다.

김미화씨의 적극성에 온 실장이 수줍은듯 잠깐 머뭇거린다.

"흠흠... 올해 주가 상승률은 작년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최소 30~40%는
추가 상승할 겁니다"

아직 오를게 있다는 온 실장의 낙관에 김미화씨가 기어 들어가는 작은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근데요~. 통신주가 너무 올라 있거든요. 거기다 투자했다가 하루 아침에
쪽박차고 나오는 거 아닌가요?"

"하하하... 일정 부분 공감합니다. 지난해 4.4분기부터 통신이나 인터넷
관련주가 시장을 주도했고 올해도 이런 흐름이 바뀔 것 같지는 않지만 최근
2~3개월간 너무 급등했어요. 1월중 큰 폭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뭐든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김미화씨.

구체적인 해답을 요구하고 나선다.

"그럼, 앞으로 주가가 상승한다면 어떤 주식을 사야 대박이 터지겠어요?"

김미화씨가 조바심을 낸다.

온 실장의 얘기를 계속 들어보자.

"우리나라 산업을 주도하면서도 그동안 가격이 많이 떨어진 이른바 소외
우량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1월말이나 2월초에 지난해 12월 결산법인
의 실적이 확정되면 우량주식들이 빛을 볼겁니다"

분위기가 주식으로 반전되자 부동산의 대가 정광영 소장이 가만 있을리
없다.

"어쨌거나 주식은 문젭니다. 코스닥시장은 더욱 그래요. 회사만 차려 놨지
아무런 실적도 없는 회사의 주식이 수십배 수백배나 폭등해 여러사람 정신
나가게 만들었어요. 그게 사상누각이지 뭡니까"

이 말에 김미화씨가 정신이 번쩍 드는지 다시 부동산에 관심을 가진다.

"그래 정말 믿을 건 부동산밖에 없어. 땅이 썩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정 소장이 김미화씨의 말에, "바로 그래요. 벌써 땅바람이 불고 있어요.
이번엔 6호급 태풍이라니까요. 최근에 그린벨트 2백80만평이 해제된데이어
올 6월이면 전국 그린벨트의 30%가 완전히 풀려요. 이 뿐입니까.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접경지역지원특별법이 소리소문없이 통과되면서 휴전선 접경
지역이 완전히 개발지역으로 돌아섰어요. 이 두가지 호재가 맞물리면서
부동산으로 돈벌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온겁니다. 접경지역의 경우 잘만
잡으면 평당 2천~3천원짜리 땅이 10만원으로 둔갑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니
까요. 증권이 뜬게 열배 백배까지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부동산도
마찬가지예요. 이제 재테크 풍향계가 주식에서 부동산으로 바뀌고 있어요"

접경지역 땅값이 수십배로 뛴다는 말에 김미화씨의 눈과 코평수가 갑자기
넓어진다.

"어머나! 아니 그러면 휴전선땅을 사두면 벼락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네.
천평만 사놔도 이게 얼마야? 억, 억 아닌가요?"

정 소장의 "땅땅"에 "억억"대느라 정신이 없는 김미화씨가 안쓰러웠는지
김 소장이 찬물을 한사발 시원스럽게 끼얹는다.

"부동산은 이제 한물 갔어. 김미화씨, 휴전선 접경지역 땅을 사면 벼락부자
가 된다고 하는데, 휴전선 지뢰밭에 잘못가면 지뢰밟아 가루가 된다니까.
그리고 지역적으로 봐도 휴전선 접경지역 전부가 금싸라기 땅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알짜배기는 몇천 몇만평밖에 되지않아요"

김 소장의 지뢰밭발언에 정 소장이 반박한다.

"돈을 벌려면 지뢰밭도 가야돼요. 물론 멋 모르고 가면 대전차 지뢰도 밟을
수 있죠. 개발제한조치가 해제되는 접경지역의 경우 지자체에 가면 기본적인
도시계획안이 다 돼있어요. 자세히 보면 어느 곳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카지노
등 위락시설이 들어설 지는 짐작할 수 있죠. 다시 말해 지뢰 표시가 다 돼
있으니 안심하시라는 얘깁니다"

이에 김 소장, "휴전선 인접지역은 정치상황에 무척 예민한 곳이죠. 그거
하루 아침에 헐값될 수 있어요. 더군다나 21세기 정보화사회에선 지역전체의
땅값이 뛰는 부동산 신화는 다시 오지 않을 겁니다"

주식과 땅을 둘러싼 재테크 공방이 과열조짐을 보이자 김미화가 김찬경
소장을 향해 부드럽게 한마디한다.

"소장님, 이러단 이곳이 지뢰밭되겠어요. 부동산 신화가 다시 오지않는다고
했는데, 그럼 창업신화는 가능할까요?"

창업얘기에 김 소장의 고조됐던 목소리 톤이 가라 앉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창업환경이 더 나아질 것으로 봅니다. 총선을 전후해
자금도 풀릴 거고 9월에는 서울에서 개최되는 ASEM 총회(아시아 유럽 정상
회의)덕분에 분위기가 더 좋아질 걸로 봐요. 뉴밀레니엄은 그야말로 소자본
창업의 르네상스가 될 겁니다"

르네상스라는 말에 김미화씨가 장사거리 하나만 가르쳐 달라고 김 소장을
조른다.

"그럼, 카세트 테이프 초고속 녹음 자판기사업을 한번 해보세요"

아이템이 워낙 생소했는지 참석자들이 "CD자판기는 들어봤어도 초고속 녹음
자판기는 또 뭐야?"하고 이구동성으로 의문을 표시한다.

김 소장, "물론 이 사업이 지난해 등장한 CD자판기와 비슷하지만 8곡을
수록하는데 3분30초밖에 안 걸리는 등 초고속디지털 녹음방식을 채택했다는게
차이점입니다. 이런 점은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 잡기에 충분하죠. 좋은
노래를 저렴한 비용에 들을 수 있는 것도 강점입니다"

"수입은 짭짤한가요?"

김미화씨가 궁금증을 표시했다.

"판매할때 마진율이 40%선이라 하루에 1백개만 팔아도 20만원정도의
순수익이 보장됩니다. 그리고 이 사업이 소비자의 니즈를 1백% 만족시키는
맞춤서비스란 점도 밀레니엄 창업트렌드와 맞아 떨어지죠"

"아무리 아이템이 좋아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왜죠"

김미화씨가 다시 물었다.

"그래요. 늘 제가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일단 창업을 하려는 사람은 다섯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돼요. 우선 웃음을 잃지말고 눈을 보면 인정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몸에는 활력이, 머리에는 융통성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슴에 너그러움을 품고 있어야 창업 신화를 이룩할 수 있죠"

김 소장의 창업강의가 끝나자 문 지점장이 마지막으로 은행상품 투자전략을
소개한다.

"주식으로 번 돈, 이제는 안전한 은행으로 옮길 때입니다. 저는 세가지만
강조하겠습니다. 첫째는 2001년부터 세금우대 한도가 축소된다는 겁니다.
1인당 세금우대 한도가 4천만원으로 낮아지죠. 그러니 올해에 세금우대를
1백% 활용하면 돈버는 거예요. 또 한가지는 2001년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부활된다는 거예요. 일단 금융소득이 많은 분들은 만기일을 올 연말로 맞춰
놓는게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금리상승에 대비해서 자금운용을 단기로 가져
가라는 겁니다. 그래야 후회가 없어요"

재테크 4대분야에 대한 투자지침을 경청하던 기자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올봄 총선실시등 재테크 전선에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데 이에따른
재테크 판도변화가 궁금하군요"

성질급한 정 소장이 먼저 답변에 나선다.

"부동산은 정치에 아주 민감해요. 일반적으로 볼 때 총선전까지는 각종
부동산규제가 완화되지만 선거후 물가불안이 예상된다고 언론에서 떠들면
정부의 태도가 돌변할 수 있죠. 토지거래허가제, 토초세부과등 부동산을
한방에 때려 잡을 수 있는 방안은 무궁무진해요"

이어 문 지점장도 한마디 보탠다.

"선거전에는 모든 것이 불투명하죠. 이것이 주식시장에는 최대의 악재입니다
증시는 호재든 악재든 불확실하고 불투명한 것을 제일 싫어해요. 과거를
돌이켜보면 선거전에 떨어지고 선거직후에 대개 올랐어요. 올해도 이런
패턴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올 봄에 출범할 비상장 주식거래소도 새로운
변수예요. 1,2부시장과 코스닥에 이은 제3의 주식시장인 셈이죠. 이 시장이
개장되면 비상장주식이 한번 뜰 걸로 봐요. 증권전문가들은 "지난해가
코스닥이라면 올해는 비상장주식"이라고 하더군요"

이어 김찬경 소장은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간접투자가 빛을 봤어요. 올해는
부동산이나 창업시장도 간접투자의 시대가 될 겁니다. 부동산의 경우 MBS
(주택저당채권유동화제도), ABS(자산채권유동화제도), REIT(부동산투자신탁)
제도등이 활성화될 겁니다. 창업도 단독투자가 아닌 소액을 모아 대형점포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겁니다. 간접투자를 빙자해 사기를 치는 사람이
있으나 간접투자제도와 관련된 법규가 완비되면 이런 일은 첨차 줄어들
겁니다"

이날 재테크 4인방은 때로는 치열한 공방을 서슴지 않았지만 뉴밀레니엄
시대에 각 분야에서 주의하고 주목할 만한 내용을 꼼꼼히 지적하는데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남보다 빨리 그리고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은 경제흐름을 파악하고
한국경제신문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빨리 입수해야 할 것이라데 의견일치를
봤다.

< 서명림 기자 mr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