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테크 흐름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금리다.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이 금리동향에 따라 흐름이 바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처럼 금리가 안정적인 경우 주식시장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해 주식을 직접 사거나 뮤추얼펀드 또는 투신사의
수익증권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신규투자자들이 들어오고 돈이 계속 유입되면서 주가는 오른다.

기존투자자들도 주식시장의 고수익에 만족하면서 계속 주식투자를 할
것이다.

주식시장의 선순환은 금리가 안정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만약 금리가 올해 치솟으면 어떻게 될까.

은행에 돈을 예치해 두고 받는 이자수입이 크게 증가한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이자에 만족하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은행으로 발길을 되돌린다.

자금이 주식시장을 빠져 나가면서 주가가 떨어진다.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의 수탁고도 줄어들고 주식시장도 하락세로 반전
하게 된다.

재테크전문가들은 금리의 기준선을 대략 연 10%선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연 10%를 넘어설 경우 예금상품에 돈이 몰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채권시장안정기금이 회사채등 채권매수로 시장에 개입하는 금리
상한선도 연 10% 전후였다.

금리가 연 10%를 훨씬 넘어설 경우 기업의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주식시장은
침체될 수 있다.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이나 금융감독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올해 금리가 10%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어 자금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헌재 위원장이 지난해말 은행장들과 모임을 갖고 "내년 금리는 안정될
것이기 때문에 예금금리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같은 맥락
에서 해석할 수 있다.

올 7월 실시될 채권싯가평가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회사채를 편입시킨 수익증권 가격이 싯가로 평가되면 투신상품 수익률이
곧바로 공개된다.

금리등락에 따라 수익증권 가격이 급변하기 때문에 채권형 수익증권의
투자위험은 매우 높아진다.

만약 금리가 내년에 오를 경우 싯가평가로 채권형수익증권 가격이 급락,
투자자들이 투신사를 떠나는 사태마저 발생할 수 있다.

투자운용을 잘하는 신탁회사와 수익률이 나쁜 신탁회사간 차별화도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정된 그린벨트 해제는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변수다.

주식시장의 활황에 가려 지난해 부동산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지역에 투기붐이 나타나면 부동산쪽으로 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4월에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예정돼 있다.

정치적인 판단에 따라 그린벨트 해제가 결정되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의외로 클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주택은행에만 허용했던 청약저축이나 청약예금 관련상품들이
모든 은행에 허용된다.

은행들은 장기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나중에 대출상품과 연계시켜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금융상품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상품의 독점체제가 무너지면서 은행들의 시장다툼이 치열할 전망
이다.

주택금융상품의 금리도 지금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서 벤처열풍이 지속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증시전문가들은 인터넷주 정보통신주등 첨단테마주가 주식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올해 어느 쪽으로 움직일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미리 올해의 재테크흐름을 예단하기보다는 시장의 흐름과 경제정책의 변수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투자전략을 짜는게 바람직해 보인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