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날이 언제쯤올까.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기념비적인 영화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우주정거장의 한 귀퉁이에는 힐튼호텔 간판이 등장한다.

세계적인 호텔제인 힐튼이 1968년 이 영화의 제작에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얻어낸 것이었다.

그로부터 30여년만에 힐튼은 영화가 아닌 진짜 우주로 뛰어들었다.

이른바 우주호텔을 건설하려는 미국의 민간 프로젝트 ''스페이스 아일랜드''의
스폰서로 나선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앞으로 6년안에 우주공간에 떠있는 호텔을 건설하는
것이다.

힐튼은 자금조달만 원활하다면 지구와 달 사이에 8개 정도의 우주궤도
호텔을 세울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스페이스 아일랜드와 같은 민간 프로젝트 외에도 우주공간에 거대한
우주기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이 선진국들의 공동작업으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

프로젝트명은 "알파".

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 )로 불리는 이 국제우주정거장은 오는
2004년 1월1일 위용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지구상공 4백35km지점에 건설된다.

길이 1백8.4m, 폭 74.1m짜리로 축구장만하다.

이는 러시아 우주정거장인 미르( Mir )보다 10배나 크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만도 16개에 이른다.

주도국인 미국을 비롯해 유럽우주기구 산하 11개국, 일본 캐나다 브라질
러시아 등이다.

총지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맡고 있다.

"알파" 프로젝트에는 모두 1천7백억달러(약 2백22조원)가 투입된다.

이중 1천6백60억달러(2백17조원)는 미국이, 나머지는 일본 유럽우주기구
캐나다 등이 분담한다.

이 우주정거장 건설작업은 1998년 11월부터 본격 시작됐다.

99년 11월20일 우주정거장의 첫 시설인 "자랴"(러시아어로 여명이란 뜻)가
러시아의 프로톤 로켓에 실려 발사된데 이어 12월4일에는 두번째 시설물인
"유니티"(협력)가 미국 우주왕복선인 엔데버호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자랴"는 태양전지판과 통신안테나 등을 실어 우주정거장을 짓는 데 쓰일
연료 탱크와 지구와의 교신 역할을 맡게 된다.

또 "유니티"는 모두 6개 모듈로 구성돼 앞으로 쏘아올려질 각종 부품들을
연결하는 데 쓰인다.

이 우주정거장이 2004년 완공되면 지구에서 수행할 수 없는 각종 우주실험을
진행하거나 현지에서 대형 우주선을 조립해 달이나 행성으로 보내는 임무도
맡게 된다.

"알파" 계획은 3단계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1단계는 1997년 11월까지로 이 기간에는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일과 우주에서 조립할 각종 우주정거장 부품들을
제작하는 일을 진행했다.

2단계는 97년 11월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진행중이다.

당초 2단계는 99년 2월까지 마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측이 부품을 제때
만들지 못해 미뤄져왔다.

이 기간에는 실제 우주정거장에 쓰일 부품들이 올려져 조립되는 기간이다.

미국 우주왕복선과 러시아 우주로켓을 각각 3회씩 발사, 3명의 승무원이
머물 수 있는 기본적인 형태를 갖춘 우주정거장이 만들어진다.

NASA는 빠르면 2000년초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3단계는 2003년까지로 우주정거장의 각종 부품이 현지에서 조립돼 부분적
으로 가동에 들어가는 시기다.

미국과 러시아는 우주실험에 쓰일 부품과 우주인이 거주할 공간에 사용될
부품들을 연결, 우주정거장 모습을 완성해나간다.

이같은 작업이 예정대로 끝나는 2004년 1월1일에는 우주정거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그러나 NASA는 2단계 일정에 차질이 빚어져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정거장에는 각종 우주실험에 사용될 공간과 우주인이 거주할 공간 등이
들어선다.

수명은 30년정도로 예상되며 모두 6명의 우주인이 상주한다.

NASA는 이곳에서 대략 7가지의 일을 할 생각이다.

<>신의약 개발에 필수적인 단백질의 결정체에 관한 연구 <>암 치료등에
응용될 인체 세포조직에 관한 연구 <>무중력 상태에서의 인간 생활의 변화에
관한 연구 <>우주공간에서 액체 불꽃 금속등의 변화에 관한 연구 <>우주탐험
에 관한 연구(자체적으로 우주선을 조립해 쏘아올리는 것까지 포함) <>지구
환경의 변화에 관한 연구 <>각종 실험을 통한 결과물을 직접 상품화하는 연구
등이다.

이들 실험은 물론 무중력 진공상태에서 진행되므로 지구상에서는 불가능한
각종 결과를 얻게 된다.

NASA는 하나의 예로 각종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반도체를 우주에서 만들면
지상에서보다 몇십~몇백배 성능이 우수한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 우주탐험의 전초기지 =우주정거장은 무엇보다 드넓은 우주탐험을
본격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곳에서는 우주선을 자체 제작해 쏘아올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지구상에서 우주선을 쏘아올리기 위해 필요한 엄청난 에너지와
로켓 기술이 필요없게 된다.

NASA는 이같은 우주정거장 건설에서 얻게 될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구적인
달기지 건설이나 행성 탐사를 위한 또다른 우주기지 건설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우주공간의 거대한 우주기지들이 꿈속의
일만은 아닌 것이다.

< 정종태 기자 jtchung@ked.co.kr >

------------------------------------------------------------------------

<> 2004 : 국제 우주정거장 완성
<> 2018 : 우주에서 신소재 개발
<> 2019 : 개인우주사업
<> 2028 : 영구적인 달기지 건설
<> 2037 : 화성유인탐사
<> 2042 : 태양계외 탐사우주선 발사
<> 2049 : 외계생명체 접촉
<> 2062 : 광속우주선 등장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