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 (Wrap Account) 형 상품이 첫선을 보인다.

랩어카운트는 고객이 돈을 운용회사에서 알아서 여러가지 상품에 투자해
굴려주는 "자산종합관리계좌"로 대우증권이 1월4일부터 판매한다.

운용회사에서 고객의 성향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기 때문에
어떤 펀드에 투자하는게 좋은지, 펀드별 투자비율을 어떻게 정하는게
좋은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랩어카운트형 상품의 등장은 간접투자가 단순히 주식형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에 가입하는데서 한발 더나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셈이다.

증권회사의 금융설계사들이 투자를 대행해 주는 이 상품은 시장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동안 투신사와 자산운용사가 내놓았던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를
사실상 증권사들이 평가하게 됨으로써 경쟁력이 없는 간접투자상품은
도태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증권사는 고객확보를 위해 최상의 운용능력을 갖춘 투신사(자산운용사)를
선택해야 하므로 향후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평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랩어카운트형 상품이란 =여러 종류의 자산운용 관련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고객의 기호에 맞게 제공하는 "자산종합관리계좌"를 일컫는다.

고객들이 투자수단(주식 채권등)을 하나하나 결정하면서 겪게 되는
불편함을 대신해 주는 상품이다.

수수료는 투자자산의 일정비율(통상 2~5%)로 결정되며 별도의 증권매매
수수료는 내지 않는다.

종류는 크게 컨설턴트랩과 뮤추얼랩 등 두가지로 구분된다.

컨설턴트랩은 증권사가 주식투자등을 자문하거나 투자자문사를 골라주는
것이며 뮤추얼랩은 뮤추얼펀드나 수익증권을 증권사가 골라주는 것이다.

대우증권의 "스펙트럼"은 뮤추얼랩의 범주에 속한다.

<>투자절차 =랩어카운트 상품에 대한 투자는 금융설계사와의 상담을 거쳐
투자설문서를 작성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설문서를 작성하면 증권사가 고객의 투자성향을 파악해 가장 적합한
투자방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주식비율은 높게,채권 등 안정적인 수익원의
비율은 낮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투자자들은 증권시장 및 자금시장의 동향에 따라 투자구성 비율을 수시로
조정할 수 있다.

물론 이때도 금융설계사와의 상담을 거친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하는 상품이므로 고액 자산가에게 보다 적합한
상품이다.

<>증권사별 판매계획 =랩어카운트형 상품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회사는
대우증권이다.

올 1월4일부터 "스펙트럼"이라는 상품을 출시키로 했다.

대우증권은 일단 개인과 법인에 대해 각각 1억원과 10억원이상으로
투자금액을 제한했다.

하지만 시스템을 보완하는 대로 개인과 법인의 구분없이 가입대상 금액을
1천만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삼성증권도 1월중 "스마트"라는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초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미국 스미스바니
증권의 뮤추얼펀드랩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상품판매는 자산관리형 영업점포를 따로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향후 투자자문비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인가되면 판매처를 전 점포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빛 현대 LG투자 동원증권 등도 올 상반기 시판을 목표로 상품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증권사들은 랩어카운트형 상품을 통해 수익구조의 다변화 및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수입의 절반이상을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어 사이버거래 등을 통해 수수료 인하경쟁에 불이 붙으면 수익기반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안재석 기자 yag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