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주택은 어떤 모습일까"

사람들은 흔히 괴상야릇하게 생긴 SF영화속의 집을 연상한다.

하지만 이같은 상상에 대부분의 주택전문가들은 고개를 젖는다.

이들은 생활하기에 좀더 편리하고 안락한 현실적인 주거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숨돌릴 틈없이 발달하는 첨단문명에 대한 반감때문에 오히려 따뜻한 정이
흐르는 주거공간으로 회귀를 원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주거형태는 "직주혼합형
(Work in home)"이다.

한마디로 업무와 주거기능이 통합된 집이다.

거실은 컴퓨터 전화 TV 등이 하나로 연결된 첨단업무시설 "멀티스테이션
(Multistation)"이 설치돼 본격 업무공간으로 탈바꿈 된다.

각 방의 벽엔 창문겸용의 거대한 모니터가 수시로 업무와 생활정보를
쏟아낸다.

이를 통해 영화와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직주혼합형 주택은 이미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일부 시도되고 있지만
앞으론 보다 본격적인 형태로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첨단기능은 주택의 외관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온다.

20세기 건축가들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한국풍이니 미국풍이니 하는 양식이
없어지고 집의 겉모양은 오직 개인의 취향이나 정서에 의해 좌우된다.

특정한 형태가 없는 이른바 "하이-스타일(Hi-style)"이다.

단순한 캡슐형에서부터 자동차나 비행기 모양의 모빌주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주택이 등장한다.

지하주택, 수상주택, 산정주택 등 짓는 위치에 따라서도 형태가 천차만별
이다.

공장생산된 맞춤형 집도 여기에 가세한다.

물론 공동생활이 가능한 집들도 공존한다.

간섭받긴 싫지만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살고 싶은 사람들이 원하는 집이다.

이는 지금의 아파트가 더 발전한 형태다.

한 단지안에 있으면서도 서로의 생활이나 개성이 확실하게 존중되는
"모듬살이집(Get-together house)"이다.

대화를 하거나 술을 한잔 마시고 싶으면 이웃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주택이다.

대가족을 원하는 사람들이 사는 20세기형 고전적 주택도 없어지지는 않고
명맥을 유지한다.

이처럼 주택의 양식과 형태가 다양해 지면서도 21세기 주택엔 공통점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단순한 자연친화를 넘어서 자연환경을 주거공간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생태주택이 그것이다.

사람이 자연을 떠나선 존재할 수 없다는 개념이 주거문화의 핵심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정 주거형태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주거형태에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려 주택이 지어지고 인공토지가 개발돼 집안 어느
곳에서나 신선한 초목이 자란다.

미국의 퓨처시스템이 제안한 "그린빌딩(Green buidlding)"이나 일본
"에코챔버(Eco chambre) 주택"이 좋은 사례다.

가사노동으로부터의 해방도 21세기 주택에 적용될 개념으로 꼽힌다.

청소는 물론 설거지 주택관리 등 궂은 일을 첨단 기기가 대신하는
"케어프리 홈(Care free home)"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박영신 기자 yspar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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