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 새 아침이 밝았다.

모두가 새 희망을 꿈꾸는 신새벽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희망과 도약에 대한 기대가 꿈틀거린다.

한국을 ''희망의 땅''으로 가꾸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무엇일까.

바로 과학기술이다.

부가가치를 샘물처럼 쏟아내는 과학기술, 이것으로 무장한 ''테크노 코리아
(Techno Korea)''를 구축해야 한다는게 새 천년 신 새벽 한국경제신문의
첫번째 메시지다.


21세기의 첫 25년은 인류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전지구적 차원에서 대도약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기 장기순환론(콘드라티예프 파동 이론)은 2000~2025년중 제5차
확장국면을 예고한다.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잘 탈 경우 한국은 세계 중심국 그룹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그 역도 성립한다.

그렇다.

새로운 변혁은 위기이자 기회다.

허술하게 대처해 쇠망의 길을 걷고 만 예는 얼마든지 많다.

지난 19세기 한국은 산업화의 물결을 외면했다.

결국 일본에 국권을 빼앗기는 약소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업보로 지난 30여년간 선발국을 뒤쫓아 가느라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다행히도 전세계 개도국 가운데 유일하게 선진국 언저리에까지 따라붙었다.

이제 정보화시대란 신세계가 열리고 있다.

한민족이 도약할 새로운 무대가 마련된 것이다.

이 무대에서는 정보혁명이 숨가쁘게 일어난다.

이 혁명은 단순한 연장이나 반복이 아니다.

질적.혁명적 변화(Quantum Jump)를 요구한다.

더이상 단순한 물질적 자원이 국부와 성장의 원천이 될 수는 없다.

"테크노"가 경제발전의 새로운 엔진으로 작동할게 틀림없다.

경쟁의 무대는 세계다.

그 경쟁은 끝이 없다.

따지고 보면 인류역사의 전환점엔 항상 변화를 가능케 한 과학기술이 숨어
있었다.

18세기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시작됐다.

20세기에 시작된 정보혁명도 컴퓨터 개발에서 출발했다.

핵심 과학기술을 누가 먼저 갖느냐에 따라 선진국 여부가 판가름난다는게
역사의 교훈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20세기 최고의 인물(Person of The Century)로
상대성 이론을 창안한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뽑은 것만 봐도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 있다.

창조와 발전의 씨앗인 과학기술은 새 시대엔 더욱 강력한 핵심인자가 될
것이다.

한국은 어떤가.

분발해야 할 부문이 수두룩하다.

물론 한국의 과학기술은 개발연대에 비해 크게 성장하기는 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규모는 1967년 0.38%에서 1997년
2.89%로 높아졌다.

스웨덴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기업의 총 R&D 지출액은 세계 6위, 총 R&D 인력수는 10위다.

그러나 한국의 과학기술 실력은 선진국에 한참 못미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평가한 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세계 28위)
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된다.

주변을 둘러보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음을 저절로 자인하고 만다.

특히 기초과학.원천기술에 뿌리를 둔 설계.소재.핵심부품 기술은 선진국의
30~75% 수준에 불과하다.

그동안 선진국 기술을 베끼는 데만 급급해온 결과다.

손쉬운 기술만 익히다 보니 세계 최고라고 내놓을 만한 우리만의 기술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제 선진 기술을 흉내내는 것만으론 곤란하다.

핵심 원천기술 없이는 아무리 재주를 부려봤자 선진국 좋은 일만 시켜 주고
만다.

1962년 이후 한국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지급한 기술 로열티는 2백억
달러에 달한다.

우리만의 과학기술을 갖지 않고선 주변국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세계는 이미 "테크노 헤게모니(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한 패권)" 쟁탈전에
돌입했다.

미국의 경우 1998년초 클린턴 대통령이 민간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03년까지 3백80억달러의 "21세기 연구기금"을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예산중 과학기술 예산의 비중도 1996년 3%에서 2000년엔 5%로 늘렸다.

일본도 칼을 갈고 있다.

정보화에선 미국에 한발 뒤졌지만 또 하나의 유망 기술인 바이오(생명공학)
분야에선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며 벼르고 있다.

일본은 21세기 "과학기술 창조 입국"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1996~
2000년 5년동안 과학기술예산을 17조엔이나 쏟아붓고 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도 마찬가지다.

정보통신 바이오 원자력 우주항공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필수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새 천년 벽두부터 "테크노 코리아"를 외치는 것도 이 때문
이다.

뉴밀레니엄에 과학기술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다.

국가 차원의 비전과 전략을 갖고 매달려야 한다.

한국의 희망은 바로 과학기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 천년 한국에 주어진 첫번째 화두는 "테크노 코리아"다.

< 고승철 산업2부장 cheer@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