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토론회 참석자 명단

<> 노동부 참석자

* 김재영 고용정책실장
* 안종근 고용총괄심의관
* 송지태 능력개발심의관
* 김맹룡 노사협의과장
* 장의성 근로기준과장

<> 한경 참석자

* 최경환 전문위원
* 정만호 사회1부장
* 최승욱 사회1부 기자
* 이건호 사회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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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가 바빠졌다.

노조전임자 임금지급과 근로시간단축 등 노동관계법 개정을 둘러싼 노동계
의 겨울투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그렇지 않아도 일용직/임시직 근로자 문제와 일자리 창출, 직업
훈련 등 풀어야 할 과제를 숱하게 안고 있는 터다.

한국경제신문이 노동부와 가진 열번째 ''경제부처 릴레이 토론회''에서도
이러한 문제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노동부측 참석자들은 "노동관계법 개정문제는 노사정위원회의 공익위원들이
마련한 중재안을 바탕으로 법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노사 양측이
대승적인 견지에서 중재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 최 위원 =정부는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통해 사용자가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준다는 것은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일 아닙니까.

<> 김 실장 =우선 경과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난 9월 제3기 노사정위가 출범한 이후 노조전임자 급여 지원 문제를 노사
관계 소위의 중요과제로 선정하고 심도 있게 논의해 왔습니다.

그러던중 지난 9일 노사정위의 공익위원 중재안이 마련된 뒤 이를 토대로
노사단체에 대한 다각적인 설득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노사정위는 지난 15일에는 공익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중재안을 최종 의결
하고 정부에 법개정을 건의해 왔습니다.

정부는 이 안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28일
열리는 국무회의에 상정시킬 방침입니다.

노사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만큼 이 안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봅니다.

<> 정 부장 =정부와 노사정위가 마련한 노동관계법 개정안은 핵심쟁점이었던
노조전임자 상한선 문제를 추후로 연기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김 실장 =솔직히 노조전임자 상한선 문제는 노사간 입장이 워낙 달라
당장 해결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실태조사와 여론조사 등을 거쳐 합리적인 상한선
을 정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봅니다.

<> 최 위원 =근로시간 단축문제도 노사간 핵심쟁점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 장 과장 =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고용을 늘리자고 합니다.

반면 경영계는 임금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에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입장은 법정근로시간단축이 노사는 물론 국민경제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바람직한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실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할때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은 2천4백50시간대
입니다.

미국.영국은 2천시간 내외, 독일.프랑스는 1천6백시간대입니다.

일본의 경우 지난 11년간 근로시간을 2백52시간 줄여 2천시간 미만이
됐습니다.

실근로시간이 줄어들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방법입니다.

<> 최 위원 =노동계의 요구대로 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면 기업 입장에서는 14.7%의 임금상승 요인이 생긴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가 입니다.

정부가 가이드 라인을 정해 주는게 좋지 않을까요.

<> 장 과장 =일부 대형 제조업체들은 지금도 노사간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시간을 주 41~42시간으로 정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예를 보면 규모별.업종별로 해당업체의 80% 가량이 노사자율로
실근로시간을 단축했을 때 법정근로시간을 줄였습니다.

근로시간단축 문제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노동계의 입장이 균형있게
고려돼야 합니다.

더구나 이 문제는 노사정위에서 한번도 논의조차 해보지 못했습니다.

일단 서로 허심탄회하게 보따리를 풀어놓고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중재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정 부장 =민주노총이 합법화됨으로써 노동현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김 과장 =무엇보다 민주노총이 제도권내에서 책임있는 단체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죠.

한국노총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노동운동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ILO와 OECD 등 국제기구의 권고사항이 해소돼 대외신인도 제고에도 효과도
있을 겁니다.

<> 정 부장 =실업 문제는 어떻습니까.

일용직, 계약직 근로자가 많아져 고용시장의 질적수준은 악화되고 있는것
아닙니까.

<> 김 실장 =임시 및 일용직 근로자의 비율이 많아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부터입니다.

지난 9월 통계에서는 임시.일용직의 비율이 전체 근로자의 54%까지 올라
갔습니다.

그러나 10월 들어 임시.일용직 비율이 53%로 줄어든 반면 상용직은 46%에서
47%로 높아졌습니다.

이는 노동시장의 고용조건이 좋아지면서 항구적인 일자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 부장 =현재처럼 고용구조가 불안정할 때는 근로자에 대한 보호창치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 실장 =정부 정책의 큰 흐름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IMF 위기를 거치면서 경기는 위축되고 항구적인 일자리는 급속도로 파괴됐기
때문에 임시 및 일용직의 비율이 증가한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근로자들이 겪는 가장 큰 고민은 고용불안입니다.

정부에서는 이런 점을 감안해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보호대책을 마련
하는데 정책의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안 심의관 =선진국의 실업대책은 영.미식과 독일.프랑스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영.미식은 노동시장 유연화를, 독일.프랑스식은 두터운 사회안전망 구축을
핵심으로 하고 있죠.

독일과 프랑스에는 해고에 제한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결과를 보면 미국은 사실상 완전고용상태이고 영국의 실업률은 5~6%대
입니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의 실업률은 10%대입니다.

어느쪽이 좋다고 단정지을순 없지만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 부장 =정부에서는 정리해고제 도입을 통한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주장해 왔습니다.

정부의 입장이 현재도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강조하는 쪽입니까.

<> 김 실장 =우리가 원했던 원치 않았던 간에 IMF 위기를 겪으면서 종전의
평생고용제 및 연공서열제 등은 점차 무너지고 있습니다.

정리해고제와 파견근로제 도입, 계약직 근로의 활성화 등 노동시장의 유연화
가 상당히 빠르게 진척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이 바람직한 방향인지 아닌지는 속단하기에 이르다고 생각
합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세계적 추세라는 점입니다.

<> 최 위원 =최근 정부의 실업률 발표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정부는 실업률이 10월 4.6%, 11월 4.4%로 떨어졌다고 발표했습니다.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통계기준을 바꿨다는 얘기도 떠돌고 있는데요.

<> 김 실장 =실업률을 의도적으로 낮추기 위해 통계기준을 바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 통계청의 실업통계는 미국 일본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을 채택
하고 있기 때문에 조사방법과 통계작성 기준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통계도 같이 발표하고
있습니다.

ILO 기준으로 할 경우 10월 실업률이 4.6%이지만 OECD 기준으로는 4.9%로
오히려 늘어납니다.

지난 3.4분기 경제성장률이 12.3%를 기록했습니다.

실업률이 크게 떨어질 만하다는 얘기죠.

다만 분류방식의 차이로 국민이 느끼는 체감실업과 통계상의 실업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보조지표를 개발.보완해 체감실업률과 지표상의 실업률의
차이를 좁혀 나갈 것입니다.

<> 정 부장 =공공근로사업 때문에 실업률이 떨어진게 아닙니까.

<> 안 심의관 =공공근로사업을 통해 실업률을 낮춘 것은 사실입니다.

공공근로사업은 1년 예산으로 32만명에게 일자리를 주고 있습니다.

SOC(사회간접자본)에 1조원을 투입하면 3만명이 일자리를 얻지만 공공
근로자는 11만명을 쓸 수 있습니다.

<> 정 부장 =노동부는 얼마전 열린 한국경제 중장기비전 공청회를 통해
매년 3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매년 이런 규모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의문입이다.

지식정보화 사회로 접어들수록 고용인구는 점점 줄어드는 것 아닙니까.

<> 김 실장 =IMF 위기를 겪으면서 건설업과 제조업 부문에서 약 1백만개의
일자리가 파괴됐습니다.

오는 2002년까지는 파괴된 일자리의 70% 가량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보통신.교육인력개발부문 문화보건.의료부문 관광.유통부문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집중적으로 창출하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키워 나가면 30만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 정 부장 =벤처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적을 텐데요.

오히려 소호(SOHO)나 자영업자를 키우는 쪽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 최 기자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근로자의 능력개발이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라고 봅니다.

<> 송 심의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중 하나가 인적자원개발입니다.

직장인은 물론 대학생, 중.고생, 주부 등도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키워
나갈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노동부가 근로자 1인2자격 갖기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 이 기자 =노동부가 펼치고 있는 신노사문화 창출 운동이 제대로 되려면
무엇보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할텐데요.

<> 김 과장 =신노사문화는 새 천년을 대비한 우리의 생존전략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지난 10월29일 근로자를 경영의 파트너로 삼고 열린
경영을 실천키로 하는 등 신노사문화 창출 사업에 앞장설 것을 선언했습니다.

정부는 12월을 "기업경영설명의 달"로 정해 사용자가 경영정보를 근로자와
공유하고 신뢰에 바탕을 둔 신노사문화를 창출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 정리= 이건호 기자 lee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