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는 21세기에도 기술개발과 인터넷 혁명 등을 바탕으로 이른바
"신경제"를 향유할 전망이다.

세계경제 엔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20세기말 거대한 경제권을 구축한 유럽연합(EU)은 영역을 계속 확대하며
미국과 함께 21세기 세계경제의 양대산맥을 이룬다.

또다른 한축을 이루는 일본은 정부와 기업의 지속적인 개혁이 경제성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미국 =과거 경제를 성장시켜온 주축이 에너지 자동차 제철 항공 화학
금융 서비스산업 등이었다면 21세기의 성장엔진은 "e-커머스"(전자상거래)가
될 것이다.

e는 20세기에만해도 "전자"를 뜻했지만 앞으로는 "모든 것(everything)"의
"e"를 뜻하게 된다.

미국경제는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20세기말 일부 실험됐다.

실업률은 4.1%에 불과하고 고성장이 9년 가까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인플레
압력은 그리 높지 않은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유연한 노동시장과 기술개발에 의한 생산성 증가가 인플레없는 고성장을
가능케한 요인이다.

다행히 재무부를 비롯 상무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경제부처들은
이 실험을 잘 치러내고 있다.

그럼 적어도 2~3년 내에 생산성 하락-증시붕괴-경기침체 등으로 이어지는
암울한 시나리오가 발생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적다.

지금 미국경제의 사이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른바 "신경제"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싸이클은 과거에 비해 아주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인터넷 혁명은 미 산업구조에 본질적인 개혁을 불러오고 있다.

현재의 가치기준이나 분석방법으로는 인터넷 혁명이 가져올 가치증대효과를
가늠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미국경제는 본토에서 벌어지는 전쟁 등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고는 적어도 수년동안 경기침체를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가 계속 성장하는 동안 경제담당 부처들은 인플레와 전쟁을 벌여야
할 것 같다.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되지 않는 한 FRB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다.

미 경제는 내년에도 4% 성장할 전망이다.

FRB는 인플레 억제를 위해 올해처럼 세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리게 될 가능성
이 높다.

<> 일본 =일본의 뉴밀레니엄은 "개혁과 반개혁의 싸움"으로 문을 열 것이다.

21세기 일본경제가 성장하느냐의 문제는 이 싸움의 결과에 달려 있다.

예상과 달리 일본경제는 99년 뚜렷한 회복 징후를 보였다.

외국 투자가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업구조조정에 확신을 하면서 투자
규모를 늘려 닛케이주가를 30%이상 끌어올렸다.

일본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엔수요를 증대시켜 엔화값은 달러에 대해 10%
가량 올랐다.

21세기 일본경제의 초점은 "불안한 기업"에서 "허약한 정부"로 옮겨갈 수
있다.

일본경제의 회복은 공공지출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을 유혹한 것도 1천7백억달러에 달하는 정부투자였다.

이런 자금은 빈사상태에 놓인 기업들에게 주입되고 있다.

재정수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정부로선 가까운 장래에 공공지출을
줄이게 될 것이다.

21세기 일본경제의 관건은 정부다.

일본 정부의 재정적자규모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백23%에 달한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국채 발행액이 연간 세수를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점으로 볼 때 21세기에 접어들어서도 기업 구조조정이 계속되는
것은 물론 공공부문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 유럽 =새로운 밀레니엄에 유럽은 "헤비급" 선수가 된다.

몸집불리기가 거침없이 이어질 것이다.

공산주의 붕괴 이후 10여년간 유럽연합(EU)은 단일시장이 되기 위한 과정
에서 큰 진전을 보였다.

15개 회원국간의 무역장벽은 사라졌으며 이중 11개 회원국은 단일화폐인
유로를 출범시켰다.

단일시장은 국제금융시장에서 큰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회원국들은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며 국제금융시장은 이들이 발행하는 채권
의 안정성에 높은 점수를 부여할 것이다.

단일시장은 "스탈린적인 정권"에 대해서도 보다 급속하게 시장경제로 이행
하게 하는 유인효과를 가지게 될 것이다.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는 지난 수년동안 서구스타일의 정치인들을
뽑았다.

이들은 회원국에게 요구되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팽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폴란드 헝가리 수출상품의 3분의 2가 유럽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구 공산권의 다른 "후보" 회원국들도 마찬가지다.

절반이상의 수출을 유럽시장에 의존한다.

비록 동쪽으로 갈수록 시장경제를 끌어안는 힘은 약해지지만 정책의 기본
방향은 동일하다.

글로벌화의 압력은 이들 국가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 방형국 기자 bigjo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