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세계 금융시장은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금융산업의 그림이 뒤바뀌고 달러 유로화간 기축통화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또 미 증시는 호황이 지속되면서 21세기에도 세계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증시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을 바탕으로 미 증시는 적어도 2002년
까지 강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내년말 다우지수는 지금보다 10~15%가량 오른 12,300~12,900포인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높은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기업 실적이 꾸준히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중에는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의 과도한 상승을 감안할때 조정이 불가피한데다 인플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가 가시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잇달아 올릴
경우 주가는 10%가량 급락할 수도 있다.

올해 미 증시를 이끌었던 첨단기술주는 내년초 조정받을 공산이 크다.

올초 인터넷주 중심의 조정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스닥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나스닥은 큰 폭의 조정을 거친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 통화전쟁 =21세기에는 국제 기축통화 자리를 놓고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가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출범한 유럽 11개국의 단일통화인 유로화는 그동안 달러와 엔화에
대해 꾸준한 가치하락을 겪었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에서 유로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달러화의 자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21세기에는 동시에 달러나 유로등 기축통화의 역할이 크게 도전받을 전망
이다.

환율의 끊임없는 등락으로 통화가치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처럼 "금"이 각국 통화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둘째 금융거래가 전자거래로 대체되면서 기존 통화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각국 중앙은행은 존립 자체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 금융산업 =21세기 벽두부터 합병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금융업종간 상호진출을 금지했던 법이 올해 폐지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티그룹같은 거대 금융회사가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대형사는 살아남고 중소형 금융사들은
흡수합병되는 처지에 내몰릴 것이다.

대형 은행들과 인터넷 뱅킹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뱅킹은 기존 은행의 고객들을 대거 빼앗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주식거래시장도 급팽창할 것이다.

그러나 수수료 인하 경쟁의 후유증으로 5년 이내에 온라인증권사의 75%가
망하거나 흡수합병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거래의 확산으로 뮤추얼펀드는 5년내에 대부분 퇴조하는 신세에
내몰릴 것이다.

전세계 증권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밀접한 관계를 갖게될 것이다.

나스닥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통합되거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면 많은
주식들이 전세계 증시에서 동시에 거래될 전망이다.

온라인 주식거래가 더 간편해지면서 인터넷 경매사이트들도 주식중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에따라 장차 월스트리트는 추억의 거리로 남게 될른지도 모른다.

< 박영태 기자 py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