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태 : <> 제일기획 마케팅연구소 국장(경영학박사)
<> 고려대 경영학과
<>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박사(마케팅)
<> 이화여대 서울여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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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00년대는 한마디로 산업화 시대로 정의할 수 있다.

산업화 초기 대량생산을 바탕으로 한 표준화된 제품들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중후장대형 제품에서 경박단소형의 제품으로 히트상품의 내용이 바뀌는
경향을 보였다.

퍼스널 컴퓨터(PC) 카메라 오디오.비디오(AV)기기 휴대폰 등에서 "더 작고"
"더 가볍고" "더 좋은 성능"이라는 특징들이 산업화시대 말기 히트상품의
한 조건이었다.

그러면 뉴밀레니엄 시대인 2000년대에는 어떠한 제품들이 히트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산업화 이후 제3의 혁명으로 등장하고 있는 정보화
시대의 특징을 통해 찾아보려고 한다.

정보화 시대의 첫번째 특징은 지식사회로의 변화다.

산업화 시대가 "몸으로 일하는 시대"였다면 정보화 시대는 "머리로 일하는
시대"다.

근무시간과 부가가치의 창출이 꼭 정비례하지는 않으며 물리적 업무 시간
보다는 산출물의 질에 따라 성과가 결정된다.

지식사회에서 지식 집약형 제품이 성공을 위한 요건이라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다.

벽걸이 TV,음성인식 워드프로세서, 이어폰식 휴대전화, 암치료제, 재택
티켓 발권서비스 등과 같은 첨단기술과 지식이 집약된 제품과 서비스들이
그 예라 생각된다.

두번째 특징은 통합화이다.

정보통신의 발달은 제품이나 서비스간 통합을 가속화시켰다.

은행 증권 보험 등과 같은 금융업무들이 통합되면서 종합금융기관의 탄생이
예견되는 것도 통합화가 정보화 시대의 한 단면이기 때문이다.

관련 기능의 통합뿐 아니라 비관련 분야의 통합도 일어날 것이다.

예를 들어 정보화 시대에는 일과 놀이의 구분이 모호해질 수 있다.

직장에서조차 컴퓨터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일하는 젊은 세대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관련기능의 통합 정도, 일과 놀이와 같은 비관련 분야의 통합 정도가 히트
상품의 또 다른 조건이라 생각한다.

일본 NTT도코모의 "i모드"는 휴대폰을 통해 음악 게임 전자상거래 기능을
통합, 제공해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밖에 TV와 PC의 결합, 놀이와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규모 도시형
레저타운 등이 곧 선보일 예정이다.

세번째는 지식사회의 반향으로 감성적 문화가 중요해질 것이다.

디지털화 기술화 두뇌화를 핵심으로 하는 지식사회는 인간적 불균형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소비자는 이에 대한 반동으로 자신만의 감성과 이미지를 표출하려는 욕구가
발생한다.

소비자 감성문화의 발달은 제품의 기능적 특성 이외에 브랜드의 정서적
이미지적 특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단순히 광고를 많이 하는 유명 브랜드가 아니라 소비자의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히트상품의 요건이라 할 수
있다.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히트한 헬로우키티 포케몬이나 TV녹화
기능, 색상 및 디자인 등에서 젊은층의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킨 소니의
노트북 PC "VAIO" 등이 대표적 상품이다.

정보화 시대의 마지막 특성은 다양성의 추구다.

감성문화의 발달은 소비자의 차별화 개인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며 결국
소비자별 다양성 추구의 특성이 나타날 것이다.

산업화 시대가 대량생산을 전제로 한 10인 1색, 1인 1색의 사회라면 정보화
시대는 1인 10색의 시대라 할 수 있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성공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지속적인 변화를 주어야 한다.

소니의 워크맨이 아직까지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신모델들을
끊임없이 출시했기 때문이다.

뉴밀레니엄시대는 정보화 시대로 지적으로는 지식사회로, 정적으로는
감성적 문화사회가 될 것으로 예견된다.

지식사회의 특징으로는 지식과 기술이 집약되고 관련 및 비관련 기능들이
통합돼야 하며 감성적 문화사회로는 소비자의 정서적 이미지 욕구와 다양성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뉴밀레니엄 시대 히트상품의 조건이 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