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는 지난 97년 11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95년부터 사업다각화에 의한 투자로 연속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외환위기
를 맞아 손님들이 급감했기 때문이었다.

우선 노사 공동으로 상여금 반납을 결의했다.

이어 98년 2월에는 노사결의대회를 갖고 전사원 연봉제를 받아들였다.

신규사업 투자는 보류됐다.

회사가 갖고 있는 부동산과 주식 1천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모두 한배에 탔다가는 좌초할 상황이었다.

대대적인 분사가 실시됐다.

상생의 전략을 실현했다.

97년말 3천3백10명이었던 임직원이 98년에는 1천7백50명으로 47% 줄었다.

경영합리화를 위한 조직의 대폭적인 개편과 인력재배치도 이뤄졌다.

경비 30% 절감운동도 펼쳤다.

성과는 기대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97년 1백46억원에 이르렀던 적자가 98년 51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예상흑자는 1백50억원.

부채비율도 97년 5백82%에서 올해 2백%로 떨어졌다.

여기에는 "참여하고 협력하는" 노사문화의 공이 컸다.

매월 한차례씩 임시노사협의회를 열고 안건을 수렴했다.

분기별 1회씩 정기노사협의회를 개최, 안건을 협의한 뒤 처리결과를 통보해
줬다.

격월로 각 사업부의 사원대표들과 최고경영자간 간담회를 가졌다.

사원대표들은 경영이사회(매월)와 경영전략회의(분기별), 사업부별 팀장회의
등 모든 공식적인 경영회의에 참석, 회사 정책결정에 동참해왔다.

올들어서는 전사원이 지난 4월10일부터 5월말까지 "수주총력 50일! 5백억
작전 결의대회"에 나섰다.

결과는 목표액에서 20%를 초과한 6백1억원.

수주실적에 따라 6백만원의 인센티브가 해당자에게 지급됐다.

이어 "돌격 1백50일, 쟁취 백만평" 달성운동을 벌였다.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퇴근시간인 오후 10시부터 11시까지만 기숙사
엘리베이터를 운행하는 "계단 사랑하기 운동"도 펼쳤다.

이와함께 <>낭비요소 점검단(일명 헝그리특공대)가동 <>사내식당 잔반
줄이기 <>근검절약 10대 생활수칙 배포 <>출근길 웃음 캠페인도 전개했다.

이 결과 지난해 30%에 불과했던 생산성 격려금이 지난 상반기중에는 2백50%
로 급증했다.

IMF 위기가 경쟁력 강화의 전기로 변한셈이다.

허태학 대표이사는 "골프장 완공에 이어 내년부터 최고급 호텔을 짓는 등
체재형 리조트로 발전시켜 세계 최고의 서비스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제조업은 검수과정에서 불량품을 발견하면 판매하지 않을 수 있지만
서비스업에는 검수가 있을 수 없다"며 "직원과 경영진이 서로 교감을 나누는
휴먼터치가 이뤄져야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영기 노사협의회부의장은 "허 사장이 현장 여직원 이름까지 알 정도로
사원들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직원만족이 고객만족이라는 회사 경영철학
으로 창립후 36년간 단 한번도 노사분규가 없었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