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자산중 미수금이 3백50억원 증가한 이유는"

"부곡 토지 반납액을 올해 받게돼 미수금이 3백1억원 늘어났을 뿐이다"

지난 5월 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회의실.

LG전선 권문구 부회장 등 사용자측 7명과 도정복 노조위원장등 노조측 9명이
제1차 단체교섭을 벌이고 있었다.

단체 교섭에 앞서 회사측으로부터 경영에 관련된 자료를 미리 받아 며칠째
연구한 노조 집행부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질문을 퍼부었다.

"고정자산중 투자유가증권이 지난해보다 3백71억원 증가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사업쪽에 연관된 관계회사 증자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백화점과 반도체 주식 등을 5백47억원 팔고 데이콤 에너지 카드 등에
9백28억원을 출자했다"

이날 교섭이 끝난 시각은 오후 5시25분.

도 위원장과 유은식 사무국장 등 노조 간부들은 안양시 동안구 노조사무실로
직행했다.

교섭 회의록을 작성하기 위해서였다.

교섭석상에서 각자 기재한 발언내용을 전부 취합, 전문을 기록하는데 4시간
가량 걸렸다.

덕택에 6일 출근한 조합원들은 게시판에 붙은 회의록 전문을 읽을수 있었다.

단체교섭과 관련된 궁금증이 풀렸음은 물론이다.

99년도 LG전선의 단체교섭은 지난 6월 12일 끝났다.

교섭횟수는 모두 6회.

당초 노조는 기본급 6.28% 인상에 주 40시간 근무를 요구했다.

그렇지만 최종 타결내용은 <>임금 동결 <>상여금 2백% 반납분 원상회복
<>주당 16시간 시간외수당 반납분 원상회복이었다.

지난 97년보다 교섭횟수는 11회 줄었고 교섭기간은 1백29일 단축됐다.

LG전선의 이같은 노사협력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LG전선 노조는 지난 87년 43일간 파업한데 이어 89년에는 73일간 파업투쟁을
벌였다.

창사이후 가장 어려운 때를 겪으면서 노경관계의 안정과 화합이 경영의
핵심과제라는데 노사가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

이에따라 노사는 <>투명경영 실천 <>최고경영진으로부터의 혁신 <>상호
신뢰와 존중을 위해 함께 노력했다.

노사간 신뢰증진을 위해 회사내 전선대학을 세우고 기능교육장도 운영했다.

매월 경영실적도 공유했다.

현장밀착 경영차원에서 임직원 모두가 "My Machine"(내 기계)운동을 펼쳤다.

노사협력을 위해 SMART(Specific, Measurable, Actionable,Realistic, Time
limited) 운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LG전선은 지난 5월 26일 노경공동선언문을 채택한뒤 지난 8월부터 MPS
(Millennium Partner Sales) 활동에 들어갔다.

2백50여개 업체에 DM(직접우편)을 발송하는등 노조의 대대적인 판촉활동으로
19개 공사에서 13억4천1백만원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생산성 향상과 품질혁신운동으로 세계 최초로 CLC편광막과 차세대 커넥터를
개발할수 있었다.

1인당 매출액은 96년 2억6천만원에서 올해 4억7천만원으로 80.8% 늘어났다.

경상이익은 97년 37억원에서 올해 1천3백억원으로 경이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지난 97년말 4백37%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최근 1백80%로 떨어졌다.

이에따른 과실은 임직원에게 돌아갔다.

주가상승에 힘입어 우리사주를 구입한 사원들은 47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