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연 < 부산발전연구원 연구1부장 / 경제학박사 >


세계화.지방화시대의 국가적 과제는 크게 국제경쟁력 강화와 지역균형발전
으로 나눠 볼수 있다.

이중 지역균형발전 문제는 지역간 경제적 격차와 그에 따른 지역갈등이
존재하는 한 사회통합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지역경제발전은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달성돼야
한다.

현재 한국경제의 거시지표는 IMF 관리체제 이후 구조조정정책이 추진되면서
호전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간 불균형은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방경제의 활성화 대책이 보다 근본적
으로 수립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지역간 불균형발전은 1차적으로 기업활동의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경제구조에 기인한다.

현재처럼 사회간접자본 과학기술 정보 금융 행정 등 모든 기업활동의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적돼 있는 상황에서는 지방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

기업의 활동무대는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기업의 경제논리에 의해 결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모든 기업활동에 필요한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
에서는 사업성이 높은 수도권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집적의 논리에 의해 불균형발전이 구조적으로 고착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을 수도권과
다름없는 기업활동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방의 입지여건에 맞는 전략산업을 선정하고 이에
알맞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지방에서도 창업은 물론 기업이 기꺼이 옮겨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
부터 갖춰야 한다.

현재와 같은 중앙집권적 지방자치제 아래에서는 중앙정부의 조정자적 역할
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역별 특성에 따른 개발전략을 수립하고 추진
해야 한다.

그러나 중앙정부가 지역실정을 속속들이 잘 알기는 어렵다.

그런 만큼 실효성있는 개발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방정부와 먼저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역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일방적인 개발계획은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지역 개발전략을 수립할 때 교통인프라 기술.정보인프라 산업입지 생활
환경 등 기업활동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특히 국가적 차원에서 행정기관 연구기관 금융기관 등 중추관리 기능의
분산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앙정부 차원의 경제정책을 결정할 때도 사전에
지방정부와 협의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중앙정부의 정책결정이 때로는 지방경제를 침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

사전에 지방정부와 조율과정을 거친다면 이러한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지방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련한 권한과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기능 조직 인력을 지방정부로 이양해 지역 스스로 지방경제
활성화대책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의 지방특별행정기관을 지방자치단체로 통합, 중복된 행정
업무의 비효율을 줄이고 지방정부의 통합조정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

조세수단도 상당부문 지방정부로 넘겨 지역이 스스로 재정부담을 감당하고
지역 실정에 맞는 조세정책을 써 민간의 경제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와 시스템의 구축은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지방정부의 단합된 힘과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장을 정당이 공천하는 현 정치구조하에서는 중앙의 정치논리가
지역에 그대로 투영될 수밖에 없다.

여당출신의 단체장과 야당출신의 단체장은 중앙정부와의 관계에서 한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관철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단체장이 중앙정부나 정당의 눈치를 살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시민에게 직접 평가받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성숙한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