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노사화합"이 경제계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경기회복에 따라 임금인상 요구가 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총선까지 겹쳐 자칫하면 정치권으로부터의 바람까지 가세할 가능성
이 있다.

고용사정은 당분간 계속 호전돼 내년의 실업률은 4.6%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4% 이하로 내려가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외환위기를 전환점으로 국내 노동시장이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기간 4-5%대의 실업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간 경쟁이 격화돼 인력감축을 위한 구조조정은 상시화될 것으로 예상
된다.

보수체계에서도 연공서열은 의미를 상실하고 성과급과 연봉제가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이에따라 근로자간의 빈부격차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 노동조합은 사라지는가 =산업구조와 고용형태의 변화에 따라 노조의
힘은 점점 약화될 것이다.

경제의 서비스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임시직, 계약직이 증가하면서 노조의
조직영역은 점점 잠식당하고 있다.

글로벌화로 인한 자유로운 인력이동, 지식노동자 비중의 증가 역시 노동조합
에 불리한 여건이다.

이에 따라 단체협상이 주목적이었던 노동조합의 기능은 정보제공, 근로자
재교육 등 기능적인 측면으로 옮겨갈 것이다.

<> 여성의 경제활동은 어디까지 =정보사회화, 서비스 업종의 증대, 경제의
소프트화 등으로 여성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공급측면에서도 보육시설 확충, 가사의 자동화 등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의 수는 점차 늘어나는 경향이다.

현재 49% 수준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5년 53%, 2010년에는 선진국
수준인 60%로 상승할 것이다.

<> 노동계층간 임금격차는 =노조의 단체협상 기능이 약화되고 개별적인
계약관계의 비중이 커지면서 동일직급이라도 임금이 몇배 차이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특히 정보를 가공 활용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근로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점차 커지는 반면 단순한 일에 종사하는 주변 근로자들의
몫은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미래의 노동사회는 궁극적으로 핵심근로자와 주변부 근로자로 양극화될
가능성이 크다.

<> 미래의 직업선택 기준은 =20세기 직업선택의 중요한 기준은 소득, 명예,
안정성이었다.

21세기에는 소득과 재미, 발전가능성 등이 중시될 것이다.

특히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면서 고용안정성이 강했던 공무원, 교직에
대한 인기는 시들해진다.

대신 전직이 활발한 직종이 더 인기를 얻게 된다.

<> 채용.승진.보수 시스템은 =능력주의가 확산되고 학력파괴, 성파괴가
가속화된다.

전직이 활발해지면서 경력자 선호 현상도 나타날 것이다.

직위와 소득이 비례하던 20세기와 달리 하위직급이 상위직급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사례가 보편화된다.

아예 전면적인 연봉제를 실시하는 기업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 상용직 사라지나 =자동화와 정보화로 숙련 노동자의 가치가 줄어들어
정규직 일자리는 점차 사라진다.

근로자 측에서도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재택근무, 시간제근무, 파견근로, 계약직 등의 고용형태가
늘어나면서 노동시장은 유연해지는 반면 고용 불안정성은 더욱 증대된다.

<> 미래 유망직업은 =정보화의 진전으로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 관련
인력수요는 계속 늘어난다.

변호사 의사 등 전문 서비스 직종은 여전히 인기를 얻을 것이다.

다만 그 안에서도 분야에 따라 차별화 현상이 나타난다.

아울러 가사대행업 등 대행서비스 직종과 영상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 인력
수요도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삶의 질과 관련된 레저, 건강, 교육, 문화 관련 직업도 유망하다.

국제변호사, 동시통역사, 지역전문가 등 글로벌화된 직업도 전망이 밝다.

<> 없어지는 직업은 =기계와 컴퓨터가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분야의 직업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거나 쇠퇴할 것이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자동화가 빠른 속도로 추진되면서 기계적인 업무를
수행하던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

또 정보화로 전화교환원, 주차관리원, 톨게이트징수원, 우체부 등의 단순
기능직 직업도 소멸될 것이다.

현재 인기직종인 정보검색사도 검색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쇠퇴할 가능성이
크다.

<> 중간관리층은 사라지는가 =미래 기업들은 탄력적이고 군살 없는 조직
형태로 바뀔 것이다.

단순하고 수평적인 조직구조로 중간 관리층이 설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권한의 하부이양으로 의사결정의 중간단계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스태프의 역할도 점차 축소될 것이다.

아웃소싱이 확대되면서 기획담당자, 판매 전략 및 홍보 담당자, 전략분석
담당자들의 비중이 줄어들고 참모기능이나 자문기능을 담당하는 관리자들이
할 일도 점차 줄어들 것이다.

<> 근무형태는 어떻게 변하나 =하이테크 정보화 사회는 가정과 일터의 융합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일에 있어 시간과 공간의 한계가 극복됨으로써 어느 곳이나 작업장이 될 수
있고 유연한 노동이 보편화되면서 근무형태가 바뀔 것이다.

유연한 노동은 재택근무 또는 근무시간.조건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재량근무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인터넷 네트워크가 확산되면서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신종직업이
등장, 근무형태의 혁신을 가져온다.

전자상거래 등의 등장은 여성 텔레워커나 플렉시 타이머들의 근무형태
혁신의 기반이 될 것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