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갖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1,000 고지에 오르자 여기저기서 희망론이
쏟아져 나온다.

사상 최고치 경신을 향한 신호탄이 울렸다는 얘기마저 심심찮다.

증권 전문가로부터 연말연초 장세를 이끌 증시 주변 여건과 향후 주가전망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다.


<> 조재홍 한국투신 펀드매니저 =지난 10일 주가가 1,000 고지에 안착했다.

연말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대체로 1,050~1,10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수준에서 소폭 등락하다가 내년초에는 1,200 수준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주변여건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미국 등 세계 증시가 동반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에선 뮤추얼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으며 이 돈이 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에 집중 투자되고 있다.

국내 여건도 마찬가지다.

거시경제여건이 좋다는 건 두말 할 필요도 없다.

내년까지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드물다.

증시 내부적으론 그동안 1,000선 부근에서 짓눌러 왔던 물량부담이 말끔히
해소됐다.

지난 10일을 고비로 유상증자 물량과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대부분 소화됐다.

중요한 것은 1,100선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주도세력이 누구냐하는 점이다.

이 역할을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당장의 매수 여력은 떨어진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면 투신사들이 주식편입비율을 늘릴 공산이 크다.

은행 고유계정도 매수세에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가가 오르면 돈이 다시 주식형 펀드 등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전보다 약해지겠지만 순매수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 에드워드 캠벨 해리스 자딘플레밍증권 서울지점장 =연말 연초에도
주가상승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손꼽을 만한 악재가 없다.

선물.옵션 만기일이 지나간데다 유상증자 물량도 대부분 소화돼 수급불균형
이 가셨다.

조정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강세를 보였던 정보통신주가 잠시 주춤거렸지만 전세계적인
테마주로 이미 자리를 굳혔다.

정보통신주가 추가 상승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락폭이 컸던 은행 증권 건설주 등도 상승탄력을 받고 있다.

다시 투자심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외국인들도 매수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께 Y2K(컴퓨터 2000년도 인식오류) 문제로 매수세가 다소 주춤할 수
있지만 외국인들은 내년을 내다보고 투자한다.

물론 한국 정부의 개입으로 원화가치 상승세가 멈춰질 경우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다.

외국인은 한국 경제가 탄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더 중시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뉴욕 주가와 나스닥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것도 향후 한국의 주가 전망을 밝게 해준다.


<> 이영호 교보투신 주식운용팀장 =연말까지 주식시장의 상승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여러 차례 시도됐던 1,000선 돌파가 현실화된 만큼 1,100선까지는
쉽게 갈 전망이다.

환매자금 마련을 위한 투신권의 매도물량 외에는 특별한 매도세가 없다는
것이 연말장을 낙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단기적인 주가 전망에는 수급요인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연말에 예상되는 악재는 거의 없다.

Y2K문제를 우려하는 분석도 있지만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

일반 개인투자자의 경우에는 약간의 동요가 예상되지만 기관의 매수세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다.

그동안 주가 상승을 압박하던 요인들이 대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내년
증시에 대한 전망은 밝다.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대폭 개선된데다 투신권의 매수 여력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여 1,300선까지는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의 뮤추얼펀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신호탄이다.

채권싯가평가제 등을 우려해 내년 7월까지 채권형 상품은 거의 팔리지 않을
것이므로 시중 자금이 주식형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매수세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원화절상 등으로 매수 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지만 매수 추세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