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채권의 손실률이 발표되고 수익증권 판매사 및 운용사간 손실
분담률이 잠정적이나마 확정됐다.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의지가 여러차례에 걸쳐 확인
됐다.

또 올들어 주식시장 은행 등 금융권에 유입된 자금도 지난해보다 훨씬
늘어나 금융권이 활기를 띠고 있다.

자금유입 규모 등 각종 지표를 기준으로 봤을 때 IMF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우그룹과 관련해 불안한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우계열사중 워크아웃 대상 10개사의 실사결과 채권손실률은 38%였다.

만약 채무조정 등을 통해 좀더 보수적으로 손실률을 계산할 경우 손실률은
50%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은행들이 워크아웃 기업에 자칫 과도하게 출자전환한다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특히 대우그룹에 대한 여신규모가 큰 은행들은 출자전환과 추가지원 부담
으로 당분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시중은행들 대부분이 올해말까지 큰 무리없이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 8%를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은 대우 여신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은행이 투자
하기에 유리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대우 여신이 많은 은행의 경우 혹시 있을지 모르는 또 다른 금융불안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증권업종의 경우 수익증권에 편입된 대우그룹관련 무보증채권이나 무담보CP
(기업어음)에 대한 손실처리 문제가 거의 확정됐다.

과거 불투명성으로 인한 불안감은 사실상 해소된 셈이다.

손실분담금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이 역시 어느정도 무난히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이 대부분 올해 사상최대의 경상이익 및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돼
손실부담액을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대부분 증권사들의 경우 손실분담금은 올 상반기 경상이익에 훨씬
못미칠 전망이다.

특히 소형증권사들의 손실분담금은 이들 소형증권사가 올 상반기에 벌어들인
경상이익의 절반도 안된다.

그러나 무보증대우채권이나 무담보CP 등 부실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일부 대형증권사의 경우엔 손실부담금이 올 상반기 경상이익보다 50~1백60%
이상 많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안정성이 좋은 증권사들이 앞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주용석 기자 hohobo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