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생각만 해도 이가 갈립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
컴의 AS입니다. 서비스맨의 복장이 너절할 뿐 아니라 무뚝뚝합니다. 게다가
잘난 척은 어찌나 하는지. AS 맡기느니 컴퓨터를 새로 사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kwkweon)

"원래 메이크업베이스의 그린색은 피부결점을 커버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제품은 그런 면에서 아주 효과 직빵이다"(fruitor)

엔토크(www.entalk.co.kr)에 담긴 네티즌들의 목소리다.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사이버공간에 번져
나가고 있다.

특정 상품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대기업 앞에선 나약할 수밖에 없었던
소비자들이 인터넷의 힘을 빌려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소비자 권리 선언은 엔토크의 경우처럼 사용자의 진솔한 제품
사용소감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상품의 장단점을 널리 알림으로써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는 힘을 실어
주고 질 나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엔 품질을 개선하라는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주권"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이트가 엔토크.

엔토크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해본 네티즌들의 제품사용 소감을
모아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먼저 경험해 본 소비자들로부터 그 제품의 장단점과 어디
가면 싸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귀띔을 받을 수 있다.

"구전 마케팅"을 통해 제품을 잘 팔리게도, 안팔리게도 하는 것이다.

엔토크는 공급업체에서 내놓은 상품정보와 이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사용기
를 함께 제공해 상품을 구입할 때 참고할 수 있게 한다.

현재 이 서비스는 쇼핑 금융 문화 여가 통신 등 14개 종류의 상품과 서비스
를 다루고 있다.

엔토크커뮤니케이션은 네티즌의 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사용기를 한번
올릴 때마다 1천원씩 주며 20번을 채우면 2만원을 은행계좌로 입금시킨다.

장난으로 사용기를 올리는 것을 막기 위해 네티즌들의 평가에 따라 제목
뒤에 "유용한" "평범한" "유용하지 않은" 등의 꼬리표도 붙인다.

판매업체 직원이 소비자처럼 행세하며 허위 사용기를 올리면 십중팔구
"유용하지 않은"이란 딱지가 붙게 된다.

가이드클럽(www.guideclub.co.kr)에서도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평가하는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핸드폰 컴퓨터 자동차 책 영화 화장품 등 11개 제품들에
대한 제품 소감문을 제공하고 있다.

회원이 올린 소감문에 대해 회원 10명 이상의 평가 결과가 75점 이상일 경우
그것에 대해 "베스트 리뷰"라는 꼬리표를 달아줘 네티즌들의 진지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조회자의 평가 회원수에 따라 일정금액도 적립해 준다.

특정 제품에 대해 평가하는 사이트는 비교적 오래전부터 보편화돼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평가하고 다운받을 수 있는 셰어웨어
코리아(www.shareware.co.kr).

이 사이트에서는 새로 개발된 프로그램에 대한 네티즌의 꼼꼼한 지적을
볼 수 있다.

컴퓨터 전문서적에 관한 독자들의 서평을 볼 수 있는 와우북(www.wowbook.
com)도 한 분야에 관한 소비자들의 사용소감을 제공하는 사이트다.

컴퓨터, 이동통신 관련 동호회 등 특정한 제품에 관련된 PC통신 동호회의
위력은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각 기업에는 이들을 특별관리하는 PC통신 담당자를 두는 것이 "필수"다.

정기적으로 관련 동호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품평회를 갖는 것 또한 더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규모가 작은 상점들도 동호회의 지적을 피해갈 수 없다.

나우누리의 외식 동호회 미각마을(go mikak)의 경우 음식점 관련 정보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외식업체들은 이들의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각마을에서 추천 받으면 손님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혹평을 받은
업체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실제로 어떤 외식업체에서는 "PC통신을 보고 오신 분들을 우대합니다"라는
메모를 테이블에 붙여두고 있다는 것이 나우누리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국에서는 "데자(www.deja.com)" "이피니언(www.epinions.com)"
"비즈레이트(www.bizrate.com)" 등이 소비자의 정보를 공유, 소비자들이 권익
을 찾아가는 인터넷창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 송대섭 기자 dssong@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