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의원(새정치국민회의)은 매주 화요일 아침이면 종로에 있는 자신의
연구소인 자치경영연구원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그는 연구원들과 네티즌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의견을
검토한다.

그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면서 답장을 보낸다.

홈페이지가 만들어진 지난 8월15일 이후 노 의원의 달라진 습관이다.

노무현 의원 홈페이지는 의정활동 홍보보다는 네티즌들이 사회 정치 경제
등의 주제로 글을 주고받는 토론의 장으로 꾸며져 있다.

그래서 홈페이지 이름도 "노하우"(www.knowhow.or.kr)다.

"노무현과 하나되는 우리들"을 줄인 말이면서 "노무현에게는 노하우가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초기 화면도 노 의원의 사진보다는 사이버투표결과 찬반투표 베스트뷰 등
네티즌들의 의견이 담긴 항목으로 꾸며져 있다.

네티즌들은 "초등학교 교원정책을 시정해 달라" "희망자에 한해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을 받게 하자" "보수교육생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등의 교육 관련
내용을 많이 올린다.

노 의원이 국회 교육위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자치경영연구원도 토론 주제를 교육부문에 집중해
토론내용이 실제 의정활동에 반영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사이버 보좌관이다.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노 의원의 의정활동을 보좌
하고 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16세 고등학생부터 63세의 퇴직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해 노 의원의 폭넓은 인기도를 알 수 있다.

특히 미주지역에 11명, 호주와 뉴질랜드에 각 1명씩의 사이버 보좌관이 있어
상대적으로 약한 해외정보 부문을 보완하고 있다.

현재 정치 외교 문화 교육 청소년 정보통신 등 모두 9개 영역에서 82명의
사이버 보좌관들이 활동하고 있다.

노 의원은 이들이 올린 글을 통해 여론조사 자료수집 등을 하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노하우 소식지.

노하우에 글을 올린 사람을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에 E메일로 배달된다.

노하우 소식지에는 <>네티즌 여론조사 결과 <>찬반투표 주제 <>넷크로폴리스
주제 <>베스트뷰(게시판에 올린 글 중에서 엄선한 글) <>노무현이 하고 싶은
말 등이 실린다.

이같이 네티즌과의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데 성공한 덕분에 노 의원의
홈페이지는 개설된지 3개월이 안됐는데도 3만1천여명이 방문했다.

토론방에 올라온 글만도 6백여건에 이른다.

지난주에는 한 인터넷업체가 집계한 사이트 순위에서 정치인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