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안정기금(채안기금)은 대우사태에 따른 수익증권 대량환매에
대비하고 금리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9월21일 설립됐다.

30조원 규모로 증액된 채안기금이 대우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는데 기여했다는데 이의를 달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대우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현상황
에서 기금의 시장개입 필요성이 여전하다는 주장과 함께 시장개입에 따른
인위적인 금리아정의 부작용과 부실화로 인한 제2증안기금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채안기금의 운영성과와 향후 운영방향에 대한 토론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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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기금은 조성단계에서부터 관치금융 시비와 강제배분에 따른 일부
은행권의 반발 등 문제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11월 금융대란설을 잠재우고 금리안정을 유도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채안기금이 논란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기금의 개입으로 금리를 인위적으로 안정시킬 경우 시장에 금리상승
기대감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시장참가자들은 향후 채권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채권을
매입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채안기금 개입에 따른 인위적 금리안정->금리상승 기대감->채권
사자세력 실종->채안기금 개입 필요라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게 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11월 금융대란설이 설로 그치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다소 회복하고 있는 현상황에서는 채안기금의 운영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시장개입은 최대한 자제하고 시장의 자생력 회복을 위한 심리적 안정판
역할로 만족해야 한다.

대우사태에 따른 환매우려가 사라질 내년 2월이후에는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아울러 채권수요 기반확충을 위한 채권시가평가제와 유통시장 발전방안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 최경환 논설.전문위원 / 경제학박사 kghwcho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