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소기업 금융지원상 종합대상은 한미은행에 돌아갔다.

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청이 공동주관한 중기 금융지원상 시상식이 26일
김종필 국무총리를 비롯, 정덕구 산업자원부 장관, 안병우 중소기업특별
위원회 위원장, 한준호 중소기업청장 등 5백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과천 중소기업청사에서 열렸다.

4회째를 맞는 이번 시상식에선 한미은행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외환은행
(신용대출부문)과 경남은행(중소기업대출비중 부문)이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개인부문에서는 이경재 기업은행장과 이인호 신한은행장이 은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59명의 모범금융인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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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중소.벤처기업을 잡아라"

전 금융권에 떨어진 특명이다.

새천년 금융시장은 중소기업이 주요고객으로 자리잡을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대출시장이 고속성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자본력과 규모의 경제를 내세운 대기업에서 창의와 스피드를 무기로 한
중소기업으로 산업구조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대기업의 부채 축소노력도 중소기업 대출시장의 성장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실제 매킨지컨설팅이 한 시중은행에 제출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대출시장에서의 중소기업(60대 재벌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 대출비중은 97년
20%에서 오는 2002년엔 50~80%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중소기업 금융지원상 수상자들은 이같은 흐름을 간파한 주역들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 한국의 산업구조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그래서다.

이들은 벤처투자까지 업무영역에 넣기 시작했다.

여기엔 은행장 지점장 은행원 등이 따로 없다.

총력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인호 신한은행장은 중소기업부내 투자경영지원실을 확대, 기업경영
자문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거래 중소기업을 위한 수출입 실무 및 외환시장 동향 연수도 실시했다.

유망벤처에 대해서는 컨설팅은 물론 출자 및 코스닥등록까지 지원하고 있다.

기업의 동반자로서 함께 성장하는 선진금융의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특히 이 은행 중소기업지원부의 유재각 차장은 우량중소기업 마케팅팀장
근무시설 1백12개사를 방문, 54개사를 고객으로 유치하면서 1천4백32억원을
대출하고 기업금융지원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중기지원에 앞장선 공로가
인정돼 산자부 장관표창을 받았다.

조흥은행의 장상록 중기특별대책반장은 중소기업의 구조개선을 주도해오고
있다.

우선지원기업 1천1백65개사에 4조1천1백49억원, 조건부지원기업 8백2개사에
2조3천3백80억원을 융자하도록 유도했다.

경영지도와 함께 중소기업 고문변호사단까지 운영함으로써 중소기업의 법률
및 회계 문제까지 해결해주고 있다.

광주은행의 조계룡 여신기획부장은 24시간 상설 운영되는 민원상담실을 통해
들어오는 중소기업 애로의 해결사로 통한다.

여신취급자에 대한 면책기준을 투명하게 함으로써 적극적인 대출 분위기를
조성했다.

매출감소로 운영자금이 부족했던 금동조명에 40억원을 신속히 지원하는 등
어려움에 처한 8개 중소기업을 정상화하는데도 기여했다.

한빛은행 전농동지점의 이승영 지점장은 성장성이 있다 싶으면 벼랑끝에
몰린 중소기업이라도 서슴치 않고 대출해준다.

혁성운수에 경영정상화 방안을 조언함으로써 부도위기를 넘기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소기업금융애로 전담창구를 운영하면서 융자가부를 당일 결정해서
통보하는 스피드 서비스도 제공했다.

한미은행의 오도환 사무지원팀장은 신성실업과 우성목재공업 등에 한도를
늘려줌으로써 경영정상화에 큰 도움을 줬다.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대출 신상품을 제안하고 기업고객에 대한 업무처리를
일원화함으로써 중소기업과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하나은행의 하차환 창원영업점장은 30개 중소기업이 창업할 수 있게 20억원
을 융자해줬다.

신용대출은 당일, 부동산담보 대출은 이틀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일시적
자금난을 겪은 27개 우량 중소기업에 6백37억원을 융자하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우량 중소기업을 놓고 벌이는 대출경쟁이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 10월말(대출잔액 기준)
1백46조3천억원으로 외환위기전인 97년 11월의 1백24조7천억원에 비해
22조원 가량 늘어났다.

기협중앙회가 분기별로 중소제조업을 대상으로 벌이는 실태조사에서도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작년 4분기 61.7%에서 올3분기에는 36.6%로
뚝 떨어졌다.

중소기업 상업어음할인도 작년말에 비해 2조4천억원이 증가했다.

무역금융의 경우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지원잔액이 5조5천억원에 달해 올들어
2조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중소기업이 자금혜택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중소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곳은 직접금융시장.

이 시장에서도 중소기업 자금조달은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10월까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작년 연간실적(7천억원)을 크게 웃도는
3조4천억원을 조달했다.

그러나 우량중소기업만이 회사채를 발행, 중소기업간 자금사정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오광진 기자 kjo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