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20세기 마지막 연말을 앞두고 "웹 크리스마스"
(Web Christmas)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이들은 자사의 웹쇼핑점을 선전하기 위해 TV 인기시간대에 광고 물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또 호스트컴퓨터를 정비하고 주문 접수.처리시스템을 보강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규모가 크게 늘면서 올 연말의 웹쇼핑가는 만원사태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산타백화점(Santa.com)은 지난해 1백30만명의 내방객을 맞았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 숫자가 2백만명을 넘을 게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산타백화점은 웹쇼핑가의 온라인상점중 아주 크다거나 특별히 유명하지
않다.

많은 온라인상점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같은 규모의 내방객을 예상하는 것은 그만큼 온라인상점들이
올 크리스마스 시즌에 "왕대박"을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적인 분석기관들도 이들 온라인상점의 기대가 결코 허황되지 않다고
지적한다.

시장조사로 유명한 엔스트&영에서는 올해 연말 연시 전자상거래가 미국
에서만 1백20억~1백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Amazon.com)의 제프리 베조스 회장은 이같은 분석에
힘을 얻어 아예 "웹 크리스마스가 오고 있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의류통판업체인 랜즈앤드(Land"s End)의 전자상거래 담당 부사장인 빌 배스
는 "온라인매출이 지난해 6천1백만달러에 그쳤지만 올해는 몇배로 늘어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해 이후 마치 온라인상점이 "모닝콜"을 받은 것처럼 우후죽순 생겨난
점도 있다.

미국에서는 1년전 소매업체중 웹사이트를 개설한 곳이 45%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73%로 높아졌다.

랜즈앤드의 경우도 영국 일본 독일로 웹사이트를 증설했다.

웹사이트 숫자가 늘기도 했지만 올해 온라인상점들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준비하는 자세는 예년과 너무 다르다.

포레스트리서치의 인터넷산업 분석가인 에비 디크마는 "별로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온라인상점들이 TV광고에 쏟아붓는 자금만도 약 2천만달러에 달한다"
고 밝혔다.

디크마는 이들 업체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모 아니면 도"라고 여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번에 한몫 잡지 못하면 1년 장사를 공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사실 무리는 아니다.

미국은 추수감사절부터 크라스마스까지 한달반이 소매업체들의 대매출 기간
이다.

쇼핑몰이나 백화점은 연간매출의 40% 정도를 이 시즌에 올린다.

완구류체인업체로 세계 최대규모인 토이저러스(Toysrus.com)는 이번 시즌을
맞아 일찍부터 대대적으로 웹사이트를 보강했다.

무료배달과 같은 인센티브를 홈페이지에 띄워가며 인터넷 쇼핑객들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주 뜻하지 않은 일격을 당했다.

특별 대매출이 개시되자마자 한순간에 평소 10배나 되는 쇼핑객들이 웹
사이트에 쇄도했다.

결국 회사의 호스트컴퓨터는 5시간동안이나 다운되고 말았다.

어느 정도 예상해 서버 용량을 4배로 강화시킨 결과가 이 정도였으니 다른
업체들이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신출내기 온라인상점들은 폭주하는 쇼핑객으로 호스트 고장이나 주문이
접수되지 않는 사태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메이시스백화점의 인터넷전략팀장인 킴 밀러는 "상점을 개설한 이래 연휴
시즌을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신규업체라면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 아주
혼쭐이 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메이시스같은 대형소매업체도 이미 온라인상점에서 꽤 경험을 쌓았지만
결코 마음을 놓지 못한다.

메이시스는 특히 신속한 주문 접수.처리시스템으로 이번 시즌을 넘기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서버 용량을 서너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시간당 1천2백여만명의 접속과 1만2천여개의 주문접수를 소화할 수 있는
성능이다.

포레스터 리서치에서는 "현재 온라인상점들이 TV광고로 업체당 수십만달러씩
투자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올시즌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분석한다.

신규 진출자로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불가피한 노력으로 보이지만 "판촉
보다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예쁜 광고를 제작하는 일은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는 일에 비해 너무
쉽다"는 얘기다.

< 박재림 기자 tr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