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을 전공하고 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다 올해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은 다소 우연하게 이뤄졌다.

아내가 식탁 앞에서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결정적인 동기가 된 것.

지난해 하반기는 인터넷으로 성공한 회사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점차
인터넷 쪽으로 눈을 돌려가던 시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저녁식사를 하던 중 느닷없이 "당신도 비디오
봤어요"하고 물었다.

"무슨 비디오"라고 물었더니 아내는 "그거 있잖아요. 모 탤런트 비디오"

그제서야 "아 그거. 못봤는데"라고 했다.

아내는 "주부인 친구들도 인터넷에서 봤다는 데 그런 능력도 없어요"하는게
아닌가.

그때 무언가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순간 "인터넷의 영향력이 이렇게 무섭고 빠르구나"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아내의 핀잔 아닌 핀잔을 들으며 인터넷 사업은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을
굳혔다.

이렇게 해서 창업을 준비하게 됐지만 수익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노력의 결실이랄까 눈에 띄는 아이디어를 가진 회사를 만나게
됐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충분한 수익이 생길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면서 지난
5월 싸다콤(www.ssada.com)을 창업하게 됐다.

싸다콤은 두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하나는 인터넷 콘텐츠인 산수도인(www.fortune8282.com)으로 회원을 늘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업소의 인쇄전단 광고를 인터넷 광고로 만들어 회원들
에게 전자메일로 보내주는 "나는 전단"이라는 사업이다.

산수도인은 사주 궁합 토정비결 관상학 꿈풀이 풍수지리 택일달력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국내 최대 운세사이트로 현재 32만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매일 10만여명이 이 사이트를 방문한다.

아이템이 새로운 만큼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고 부분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지만 어려운 점이 한 둘이 아니다.

많은 인터넷 기업이 생기면서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졌고 적합한 사람은
고액의 연봉을 요구한다.

코스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기 전에는 인력문제 해결이 결코 쉽지 않다.

사업을 벌인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처지에 인터넷 산업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무리가 있지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한 마디
한다면 아이디어(콘텐츠) 하나만 가지고 뛰어들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자금이 모아졌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무작정 인터넷 공모나 코스닥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만을 생각하기보다 먼저
인력 및 자금조달, 수익창출 기반 등에 대해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만 인터넷사업은 확실히 도전해볼만하다.

생각이 참신하고 젊은 직원들과 밤을 새워가며 당면 문제들을 풀어가면서
느끼는 희열은 인터넷 사업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큰 매력이다.

(02)518-9200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