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수 < 숙명여대 교수 / 경제학부 >


곧 새천년이다.

새천년은 정보화 사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정보화 사회의 단면들은 벌써부터 우리 주위에서 쉽게 발견되고 있다.

컴퓨터는 이미 초등학교 학생들에게까지 필수품이 돼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많아지고
있다.

정보 통신 방송 등이 융합.발전하면서 개인들의 활동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등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경제활동 또한 나날이 활발해지고
있다.

정보와 더불어 지식이라는 용어도 최근 크게 각광받고 있다.

지식경제 지식경영 등이 그 예이며 최근 다소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한동안
신지식인이란 말도 유행한 바 있다.

유명한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이와 같은 정보화.지식화혁명의 현상을
"제3의 물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와 같이 새천년은 정보화라는 커다란 파도와 함께 우리들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정보화의 큰 물결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는가.

그리고 이런 파도를 거스르지 않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일까.

정보화 사회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보와 지식이 존중받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

정보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현실은 과연 그러한지 자문해 본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배우겠다는 열망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반대로 정보나 지식보다는 돈과 권력이 우선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정보와 지식이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정보화 사회는 뿌리내릴 수
없다.

젊은이들이 정보를 찾고 지식을 탐구할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다.

요즈음 대학생들의 대학원 진학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대학원 진학만이 정보화 사회를 준비하는 길은 아니겠지만, 더욱 많은 사람
들이 더욱 많은 분야에서 정보를 찾고 지식을 탐구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걱정이 앞서는 대목이다.

둘째로 정보와 지식이 자연스럽게 거래되는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

정보와 지식이 가치를 갖고 있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정보나 지식을 사야만 하는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

빵이나 서비스를 얻고자 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돈을 내고 산다.

그러나 정보를 얻거나 자문을 받고 싶을 때, 우리는 대가를 지불하고 얻기
보다는 아는 사람을 찾아가 공짜로 알려달라고 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보화 사회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이같은 우리의 모습들이 먼저 정리돼야
한다.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강화돼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개성과 다양성이 존중돼야 한다.

상품의 대량생산 시대에는 미리 짜여진 틀과 계획에 맞춰진 사람들이 요구
됐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에서는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요구되고 있다.

정보와 지식은 대량으로 생산되기보다는 자기 나름대로의 세계를 개척함으
로써 얻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마음 가운데는 모두가 똑같아야 한다는 획일주의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자신보다 잘 사는 사람, 공부 잘 하는 사람들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단일민족이라는 사실에서도 드러나듯이 우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민족인지도 모른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개방적이고 다원화된 사고방식은
지금과 같은 획일적인 교육분위기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기계에서 국화빵을 찍어내듯 하는 획일적인 교육방식과 획일적인 기준아래
1등부터 꼴찌까지 일렬로 정렬시키는 형태의 평가체계로는 개인들의 개성과
창의성이 발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교수마저도 획일적인 잣대를 갖고 1등부터 꼴찌까지 등수를 매기는
대학이 있다고 하니 초.중등교육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어느 사회이건 구성원을 평가하고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에 대해 보상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의 교육개혁이야말로
정보화 사회를 준비하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새천년 그 변화의 물결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그 변화의 방향조차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곧 맞이하게 될 새천년에 정보화사회를
선도하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 우리가 먼저 변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또 그 변화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 jsyoo@sookmyung.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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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UC버클리대 경제학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저서:국제통상론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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