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불안증"을 걷어낸 미국증시가 첨단 기술주들의 상승 행진에 힘입어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주 미 증시에서는 다우존스지수가 2개월 여만에 대망의 "11K(11,000)"
궤도에 재진입한 것을 비롯해 갖가지 상승 기록을 쏟아냈다.

다우지수는 주말인 19일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의 주가폭락 탓에 소폭 물러
앉았음에도 "11K" 마지노선은 지켰다.

종가는 11,003.89로 한주일 동안 2.18% 올랐다.

첨단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3,369.25에 지난주를 마감, 일주일간
4.6%가 뛰었다.

특히 거래일 기준으로 지난 16일동안 13회나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S&P500지수도 지난주에 1.86% 상승했다.

지난주의 화제주는 컴퓨터 및 관련 장비메이커인 휴렛 패커드.

주말에 내림세로 마감되기는 했지만 지난 18일 하룻동안 16%이상 뜀박질
하면서 다우지수를 "11K" 궤도에 되올려놓는 주역이 됐다.

올 4.4분기중 이익이 급증할 것이라는 기업공시 덕분이었다.

휴렛 패커드의 대약진은 기술주 전반에 걸쳐 "사자" 분위기를 부채질했다.

나스닥의 최고치 기록 행진을 주도하고 있는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3총사"를 비롯해 델 컴퓨터와 IBM 등 기술주들이 상승 커브를 지속했다.

시스코시스템즈,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컴팩 등도 지난 주 화제를 일으킨
상승주였다.

지난주 기술주들에 쏟아진 매기는 증시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자금들의 대거
복귀와 맞물려 더욱 증폭됐다.

"Y2K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됨에 따라 이를 우려해 증시 바깥에 잠겨 있던
돈들이 기술주를 꿰차고 복귀행렬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기 자금들이 증시로 되돌아 온 것은 "Y2K"우려 해소와 함께 16일 있었던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향후 금리불안감을 씻어준 덕분으로도 풀이
된다.

FOMC는 비록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긴 했지만 향후 금융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중립"으로 바꿔 놓았다.

당분간은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는 일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증시의 주요 병목 요인중 하나인 금리불안 문제를 깨끗이 해결해 준 셈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미증시가 앞으로도 당분간 상승가도를 계속 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금리문제가 해결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경제 환경이 호전되고 있어 미국기업들의 대외사업 여건이
그만큼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더욱이 기술주들의 상승 여지는 아직도 얼마든지 더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직도 기술주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매입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관련 투자자들과의 부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농반진반
의 얘기가 월가에서 회자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대기 자금들의 대거복귀는 향후 증시를 상승으로 이끌 여력이
그만큼 소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있다.

게다가 금리 문제도 완전히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경고도 있다.

물가 구성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큰 폭의 오름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다가는 내년초에 미 통화당국이 금융기조를 다시 긴축쪽으로 재선회할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증시의 앞날을 장미빛 일색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경고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