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주의 열풍이 거세다.

어지간한 시장의 변화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외국인들이 차익매물을 내놓은 지난 17일 한때 주춤하기도 했으나 강세기조
는 여전하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정보통신주의 움직임만 봐도 그날의 시황을 알 수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한동안 고정적이던 싯가총액 상위종목 순위도 급격히 조정되고 있다.

한국통신이 한국전력과 삼성전자를 제치고 싯가총액 1위에 올라선 것을
비롯해 SK텔레콤 데이콤 등 이른바 "통신 3인방"이 모두 싯가총액 10위안에
랭크돼 있다.

정보통신주 열풍은 과연 언제까지 갈 것인가.

인터넷주식처럼 거품론에 휘말려 급락할 우려는 없는가.

정보통신주 열기가 가라앉으면 다음에는 어떤 주식이 주도주로 나설 것인가.

대부분의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은 정보통신주에 관해서만은 일치된
분석을 내놓는다.

탄탄한 실적과 풍부한 성장가능성으로 인해 당연히 오를 종목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 일각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는 거품론에 대해서도 모두 고개를
젓는다.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있으나 상승기조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 얼마나 올랐나 =11월 들어 통신관련주의 선두격인 한국통신 SK텔레콤
데이콤의 약진은 눈이 부실 정도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10.7% 가량 오른데 비해 한국통신은
39.8%나 상승했다.

SK텔레콤과 데이콤은 같은 기간 29.7%와 53.9% 올랐다.

특히 SK텔레콤은 주당 가격이 2백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2백만원대 주식이 탄생한 것은 증권거래소가 개장된 지 43년만에 처음이다.

데이콤은 삼성전자보다 높은 가격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싯가총액에 따른 종목의 서열도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심지어는 1위자리도 주인이 바뀌었다.

지난 89년 상장된 이후 10여년간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에 자리를 내어준 뒤 1백일만에 이번엔 한국통신(점유율 11.41%)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10위권 밖에 머물던 데이콤(1.76%)도 18일 현재 7위에 당당히 랭크됐다.

이들 세 기업의 싯가총액은 한국주식시장 전체의 20%에 육박하고 있다.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수가 7백개를 웃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비중이
어느 정도인 지를 실감할 수 있다.


<> 거품인가, 성장성인가 =특정 종목이 단기간에 급등하면 어디에선가
거품론이 조용히 고개를 든다.

정보통신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정보통신관련 종목은 현재의 실적보다는 미래의 성장성에 주안점을
둔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미래는 일정한 수치로 구체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주가를 보면서도 투자자들은 내심 불안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런 "거품론"에 대해 증권가의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는 단호히
"노(NO)"라고 대답한다.

산업전반의 구조가 변해가는 추이를 볼 때 향후 정보통신관련 업종의 부상은
당연한 결과라는 진단이다.

김기호 제일투신 주식운용팀 차장은 "통신관련분야의 성장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라며 "이들 종목의 상승은 결코 거품에 의한 것이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백한욱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도 "기존의 잣대로는 이와 같은 성장세를
설명하기 힘들다"며 "최소한 올 연말까지는 이들 통신관련주가 시장의 등락을
좌우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단기간의 상승폭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일정 기간의
조정은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점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매매타이밍에 유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승호 태광에셋 펀드매니저는 "앞으로 지금과 같은 화려한 시세는 힘들 것"
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조정기간을 끝내고 나면 또 다시 한 단계 상승하는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여 투자가치는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

< 안재석 기자 yagoo@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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