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인 "세리에 A"가 열리는 경기장에선 "PAL ZILERI
(빨질레리)"라고 쓰인 대형 깃발들을 볼 수 있다.

바로 이탈리아 최대 어패럴 메이커인 "포랄(FORALL)"의 최고급 신사복 이름
이다.

포랄은 일류 디자이너 브랜드라야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유럽 지역에서
어패럴 메이커로선 드물게 최고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포랄은 지난 70년 설립된 어패럴 전문회사다.

역사는 짧지만 이탈리아의 우수한 원단업체와 중소기업형 마인드를 배경으로
사세를 확장해 왔다.

지난해 매출은 2천6백억리라(1천6백48억원).

포랄의 급성장 배경은 해외시장 개척과 생산공정 개선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88년 20%대에 불과했던 수출비중은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50%대를 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절반이 넘는 1천5백억리라를 해외 완제품 수출로 벌어들였다.

"캔버스 시스템"이란 생산 공정도 포랄을 유명하게 만든 요인이다.

이 시스템은 일종의 수작업식 공법이다.

일반 신사복 제작 시스템보다 두배나 공정이 많다.

그런 만큼 생산 제품은 정교해 모두 최고급이다.

빨질레리를 탄생시킨 토양이 바로 캔버스 시스템이다.

포랄은 다양한 개성 시대로의 변화를 예측하고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을
발전시켜왔다.

소비자 기호 변화를 즉각 반영할 수 있도록 생산 유통 과정을 시스템화.
자동화했다.

시스템화로 생산기간은 40%나 단축됐다.

물론 재고도 남지 않았다.

그에따라 생산.가격경쟁력이 함께 높아졌고 해외시장도 성공적으로 개척할
수 있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던 포랄은 97,98년 위기를 맞았다.

주력시장인 유럽과 러시아가 경기침체로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이에따라 수출시장 다변화에 나서 아시아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매출은 다시 늘었고 올해들어서면서 수출도 호조세로 돌아섰다.

포랄은 세계 신사복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새천년 패션 선두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성복을 제외하고 최고급 맞춤복부터 캐주얼까지 유럽 최고 어패럴 회사로
위치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 박기호 기자 kh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