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와 벤츠 등 독일 병정들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의 빅3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이들 두 회사의 국내 판매는 모두 9백8대.

전체 수입차 판매량 1천8백72대의 절반을 차지했다.

크라이슬러와 포드 GM의 판매량 5백81대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같은기간 벤츠와 BMW의 판매량이 미국 메이커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성장이다.

독일 메이커의 이같은 선전은 BMW의 공격적 마케팅과 벤츠의 적절한 차종
투입에 있었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BMW가 현재 국내에서 팔고 있는 차는 모두 18개 모델이다.

BMW가 인수한 로버의 차종까지 합치면 28개 차종에 이른다.

가능하면 모든 차종을 한국 시장에 투입하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방침이다.

특히 5시리즈의 경우 올해 2백54대가 팔려 최고의 베스트셀링 카로
부상했다.

BMW는 특히 다양한 방식의 금융서비스와 중고차 특별보상 등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한국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벤츠는 올초 국내시장에 본격 투입한 배기량 2천4백~2천8백cc 급 E클래스와
1억2천8백만원대의 고급차 뉴S클래스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뉴S클래스의 경우 1억원이 넘는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10월달까지 모두
1백30대가 팔려 세계 최고의 명차라는 이미지가 국내에도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벤츠를 판매하는 한성자동차는 국내 수입차업계 최초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자동차 판매를 시작하는 등 소비자들에 대한 서비스에도
신경쓰는 모습이다.

반면 미국 업체 가운데 크라이슬러만이 체면을 유지했을뿐 포드는 재고
해소에 바빴고 올해 국내시장에 돌아온 GM은 대우인수 문제로 자동차
판매에는 그다지 힘을 쏟지 않았다는 것이 수입차 업계의 평가다.

미국차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한 것은 국내에 불어닥친 RV열풍 때문이었다고
볼수 있다.

크라이슬러의 랭글러와 그랜드 체로키, 체로키, 캬라반, 그랜드 캬라반은
모두 2백15대가 팔렸다.

포드도 전체 판매 1백14대중 윈드스타가 41대, 익스플로러가 10대로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자동차업계는 그러나 이같은 독일메이커의 우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물론 폴크스바겐이 들어와 독일병정들이 더 강력해진다는 점을 감안해도
국내 수입차 시장의 뒤흔들 중요한 변수가 몇개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일본차의 한국진출이다.

이들의 진출은 당장 국내 수입차 시장의 구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GM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GM이 대우를 인수할 경우 GM은 급속도로 한국시장을 장악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아시아 2위의 시장인 한국을 놓고 현재의 입지를 굳히려는
독일메이커와 세계적 품질을 무기로 밀려들어올 일본메이커, 그리고 꼴찌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칠 미국 메이커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김용준 기자 juny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