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소형차 리오를 처음 본 것은 2년전이다.

소하리연구소 디자인실에서 이 차를 처음 대했을 때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스타일이 혁신적이었기 때문이다.

모터쇼에 등장한 컨셉트카 수준이었다.

과연 그대로 양산될 지가 무척 궁금했다.

지난 6일 여의도 시민공원 신차발표회장에서 공개된 리오는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 스타일 그대로 멋진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뉴 밀레니엄의 다목적 세단이라는 말이 결코 어색하지 않다.

시승차는 5도어 해치백인 RX-V.

세단과 왜건, RV(레저용차)를 한꺼번에 버무려놓은 모습이다.

"크로스 오버 비클(cross over vehicle, 복합기능차)"의 추세를 보이고 있는
해외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한 결과다.

전체 보디라인은 둥글다.

하지만 밋밋하지 않다.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사선형 보닛라인, 사이드 캐릭터라인이 긴장감을 주고
있다.

실내를 들여다보면 결코 소형차가 아니다.

소형차 시장에서 가장 큰 실내 크기다.

RV 분위기다.

특히 넓은 트렁크 부분이 마음에 든다.

차 크기는 베르나보다 길이가 20mm 짧은 대신 5mm씩 넓고 높다.

라노스보다 25mm 짧으나 5mm 넓고 10mm 높다.

미니밴에서나 볼 수 있는 운전석의 사이드 암레스트와 폴딩(2열)시트도
적용했다.

계기류 주위는 물론 인스트루먼트 패널 상단컬러도 검은색으로 처리해
햇빛 반사로 인한 눈부심현상을 없앴다.

MI-TECH(Millennium Innovation Technology)란 이름의 새 엔진은 기아가
독자 개발했다.

1.5 DOHC 엔진이 1백8마력을 낸다.

힘이 모자란다는 느낌은 없다.

1백50km까지 속력을 내는데 중간에 걸림이 없다.

저 rpm 에서도 가속력이 좋다.

이 엔진의 장점은 연소효율을 극대화해 연비가 높아졌다는 것.

연료효율등급이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1.3, 1.5 SOHC는 1등급, 1.5 DOHC는
2등급을 받아 경쟁차보다 한 등급씩 높다.

미국과 유럽의 2000년형 배기가스 규제도 해결했다는 게 기아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급차 중 최소회전반경이 가장 작아 좁은 도로에서도 한번에 U턴할 수
있다.

무엇보다 괜찮은 부분은 소음이 해결됐다는 것.

기아차가 다른 회사차에 비해 소음이 컸던 게 사실이지만 리오는 이 부분이
아주 좋아졌다.

보닛패널 내부, 지붕, 차체바닥, 대시보드, 각 필러 등 5개 부위에 차음 및
흡음재를 설치해 정숙성을 높였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