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만씨는 지난 10일 투신사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맡겨놨던 지금 5천만원을
찾았다.

대우채권에 대한 환매비율이 80%로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최근 증시상황을 볼때 계속 보유하더라도 큰 손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그래도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씨가 투자한 수익증권은 대우채권 편입비율이 다른 수익증권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 환매를 하는 게 낫다는 주변의 조언이 많았다.

하지만 이 돈을 다른 데 급히 쓸 데가 있어 찾은 게 아니라는 점이 그의
고민이다.

그러다보니 김씨는 요즘 투자환경에 적합한 대상을 물색하다가 한경 머니팀
에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10일부터 대우채권 환매비율이 80%로 높아진 데 따라 수익증권에 맡긴
돈을 되찾은 개인고객들이 아직 투자처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을 낙관하고 투자할 만큼 전망이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은행권도 안정적이라고는 하지만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7.5~8.5%수준으로
수익성면에서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

지난 5일부터 투신사와 일부 종합금융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고수익펀드
(하이일드펀드)는 잘하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름그대로 위험성도 높아 선뜻 투자하기가 꺼려진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 분산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요즘은 시장 상황이 수시로 변하고 있는 만큼 6개월 이하 단기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을 운용하면서 향후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재테크 전략이 나을
듯하다.


<> 주식투자에 대비할 경우 =주식시장의 상황변화에 따라 투자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일단 앞으로 주식시장은 대세상승기에 있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소강상태에 접어든다면 잠시 숨을 고르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추세로 돌아설 것에 대비하는 유연한 투자자세가 요구된다.

이같은 기본전략을 세웠을 땐 투자 자금은 언제든지 빼서 쓸 수 있는 금융
상품에 가입하는게 유리하다.

금융권에서 수시입출이 가능하고 금리도 높은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은행의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상품)와 종금사의 CMA(어음관리계좌) 투신사의
MMF(머니마켓펀드) 등이 있다.

은행의 MMDA나 종금사의 CMA는 투자원금을 예금보험공사에서 보장해주는
보장형 상품이기도 하다.

MMDA는 예치금액이 많을수록 높은 금리가 지급된다.

5천만원 이상의 금액을 맡기면 연 5% 정도의 이자를 받는다.

CMA는 30일 이하를 맡겨도 연 5%에서 6%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확정금리가 아닌 실적배당형 상품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들 상품중에서 수익증권을 환매한 자금을 잠시 맡길 경우 MMDA가 좋을듯
싶다.

투신사의 MMF는 고객의 돈을 채권 기업어음(CP) 콜자금 등에 투자하는
초단기 상품이긴 하지만 공격성이 강하다.

그동안 은행의 MMDA보다 1~1.5%포인트 정도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한 것도
이같은 점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우채권 환매제한조치로 자금이 묶여버리는 경험을 했듯이
위험성도 있는 상품이다.

투자 시기를 맞추거나 조만간 딴 곳에 쓸 자금이라면 금리가 다소 낮더라도
MMDA가 유리하다는 얘기다.

만약 MMF에 투자하려면 투신사나 증권사에서 새롭게 선보인 클린MMF에
맡기는 것이 좋다.

이 상품은 투기등급의 채권을 편입하지 않는 것을 운용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만큼 안정성이 높다.

그러나 클린MMF는 일반적인 MMF와 달리 1개월 안에 돈을 인출할 때
환매수수료로 이익금의 70%를 물어야하는 단점이 있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 금리상승에 대비할 경우 =금융혼란기에는 3개월 또는 6개월 이하의
단기상품을 이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환매채(RP)나 단기정기예금 발행어음 등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다.

앞으로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 기업의 투자활동도
활발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금수요가 늘어나 금리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우사태의 후유증으로 어느 정도 금리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단기상품에 투자를 권하는 것은 이처럼 금리상승추세가 확연해질 때 재빨리
돈을 빼내 장기확정금리 상품으로 바꿔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1개월에서 6개월사이의 단기상품으로는 은행의 RP나 단기실세정기예금,
CD연동형 정기예금, 종금사의 발행어음이나 CMA가 있다.

이들 상품의 금리는 대부분 6.7~7.5%선이다.

맡기는 돈이 많을수록 0.1~0.5%포인트 정도 금리를 더 준다.

이외에도 이자소득세는 없이 농특세 2.2%만 떼는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나
단위 농수축협의 예탁금도 눈여겨볼만하다.

또 주식시장이 좋아질 경우 잠시동안 소외됐던 3개월에서 6개월만기의
단기 수익증권(스폿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RP는 5백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단기실세정기예금은 2백만원이상이고 1,3,6개월제가 있다.

단기 회전정기예금은 1천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1년제이지만 3개월만 지나면 약정이율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천년을 기념해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은행권의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들 상품도 찬찬히 살펴볼만 하다.

< 김준현 기자 kimjh@ ked.co.kr >

<> 도움말 =민성기 신한은행 재테크팀장.한경머니자문위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