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매로 5층 건물 장만 ]

임대가 잘되고 임대료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가치가 이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IMF(국제통화기금)한파가 몰아칠 때 매입 기피대상 1호였던 빌딩이
지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처럼 부동산은 매입시점에 따라 투자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부동산을 살 때 경기와 시중자금 사정 등 외부 환경에도 끊임없이 촉각을
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의 흐름을 꿰뚫고 남들보다 반박자 빨리 투자해야 승산이 높다는
뜻이다.

교육 관련 인증업체를 운영하는 민승재(45)씨는 최근 작은 소원 하나를
이뤘다.

역세권에 번듯한 사옥을 장만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건물주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매달 9백여만원씩 꼬박꼬박 내던 임차료
를 내지 않으니 살 것 같았다.

사옥을 싸게 장만하고 매달 고정수입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민씨의 재테크
비결은 적절한 매입 타이밍이었다.

민씨가 부동산 매입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3월.

사업확장으로 직원수가 늘어나면서 좀 더 넓은 사무실이 필요했다.

틈틈이 모은 여유자금도 5억원 가량 확보한 상태여서 그는 이번 기회에 작은
건물을 구입키로 했다.

하지만 막상 건물을 사기 위해 돌아다니다보니 눈에 차는 물건이 별로
없었다.

역세권에 있는 웬만한 중소빌딩은 10억원 이상이어서 매입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서울 변두리에 있는 3~4층짜리를 사긴 싫었다.

직원들 출.퇴근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주요 거래처인 양재동 교육문화센터
와 너무 멀리 떨어져 업무에 지장을 받기 때문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고민하던 민씨는 우연히 한국경제신문에서 역세권
에 있는 근린상가 빌딩들이 경매시장에 많이 나온다는 기사를 읽었다.

무엇보다 물건이 풍부한 데다 시세의 70%선에 낙찰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5억원 정도로 구입할 수 있는 물건들도 상당수
있었다.

그는 경매를 잘 몰랐지만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경매전문업체를 찾아 매물소개를 부탁했다.

며칠 후 업체에서 적당한 물건이 경매로 나왔다고 알려왔다.

동작구 사당동 총신대역 인근에 있는 지하 1층 지상 5층짜리 건물이었다.

현장을 방문한 민씨는 입지여건이나 건물 관리상태가 양호해 탐이 났다.

이면도로에 있지만 지하철역과 걸어서 3분밖에 걸리지 않는 데다 건물소유자
가 살고 있어 깨끗했다.

양재동에 있는 거래처와 차로 15~20분 거리이고 일반 중소빌딩과는 달리
엘리베이터가 있어 사무실로 사용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응찰키로 결정한 민씨는 컨설팅업체와 함께 권리분석을 실시했다.

매매가를 조사해보니 감정가 7억6천37만원은 시세보다 2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IMF한파로 부동산값이 바닥세를 보였던 98년 6월에 감정평가를 했기
때문이다.

건물 전체를 임대한다고 가정할 경우 보증금 2억6천만원에 매달 5백만원
이상은 받을 수 있어 연간 수익률이 7.5% 이상 보장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은 경매에 처음 나온 신건이지만 투자가치가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음 문제는 예상입찰가.

컨설팅업체는 알짜배기 물건이어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최소한
6억원 이상을 쓰되 구체적인 액수는 현장에서 결정하자고 말했다.

민씨는 결국 지난 5월 실시된 첫 입찰에서 6억3천8백만원을 써내 8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낙찰받았다.

지난달 중순 민씨는 직원들과 함께 새 사옥에 입주했다.

3~5층을 사옥으로 쓰고 나머지는 임대했다.

민씨의 총 투자비용은 낙찰가에 컨설팅수수료 명도비용을 합친 6억7천만원.

하지만 나머지층을 보증금 1억2천만원 월세 2백50만원에 임대해 실제로는
4억7천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건물을 시세보다 20% 가량 싸게 매입하고 입주하기 전에 사무실 임차료로
매달 8백80만원을 낸 점을 고려하면 민씨의 투자수익률은 30%를 웃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