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보험 신용카드사에서만 돈을 빌려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캐피탈"이란 이름을 붙인 할부금융사들은 다양한 종류의 대출상품을 내놓고
돈이 필요한 고객을 부르고 있다.

최근엔 보증없이 개인의 신용만으로 대출해 주는 상품이 많아졌다.

개인택시 운전사나 결혼을 앞둔 여성, 유학생 네티즌 등 특정한 계층을
대상으로 세분화된 상품이 잇따르는 게 특징이다.

비록 예금 기능이 없어 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다소 높지만 까다롭지 않은
절차가 할부금융사 대출의 강점이다.

캐피탈회사의 대출은 소규모 틈새시장을 노린다.

따라서 신용대출한도는 보통 1천만원을 넘지 않는다.

3백만~5백만원이 주류를 이룬다.

금리는 보통 연 15% 내외에서 결정된다.

한가지 주의할 것은 대출금을 내줄 때 별도의 취급 수수료를 뗀다는 점이다.

대출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 안팎의 수수료를 물리기 때문에 실제
금리는 표시된 것보다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대부분 할부금융사들이 대학교나 대학원 등록금을 대출해 준다.

한도는 할부금융사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3백만~5백만원까지.

대출기간은 3~24개월 범위에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금리는 연 9~17% 사이에서 기간이나 고객 신용도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재산세 납부실적이 있는 성인은 본인의 신용으로 대출받을 수 있지만 직업이
없는 학생은 부모나 친지가 대출계약을 해야 한다.

현대캐피탈과 쌍용캐피탈은 국내외 학원 연수비나 유학자금도 대출해 준다.

최고 1천만원까지 연 9~17%의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쌍용캐피탈과 삼성캐피탈은 인터넷으로 대출을 예약하거나 재대출을 받는
고객에게는 금리를 1%포인트 깎아준다.

갑작스런 사고후 의료비가 급히 필요할 때도 할부금융사의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과 쌍용캐피탈에서 시행중이다.

입원비 치료비 수술비 등을 1천만원까지 연 14% 안팎의 금리로 빌릴 수
있다.

진료비청구서와 주민등록등본을 준비하면 된다.

쌍용에서는 대출받은 고객에게 상해보험을 무료로 가입해 주는 서비스도
한다.

이밖에도 특색있는 대출상품들이 많다.

LG캐피탈은 019PCS 요금을 연체없이 납부한 고객에게 연 11.5~15.5%의
금리로 보증없이 5백만원까지 빌려준다.

관세사 감정평가사 변리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LG와 현대에서 무보증으로
각각 1천만원과 2천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나 신혼부부들은 쌍용 삼성 LG에서 혼수와 신혼살림에
필요한 돈을 빌릴 수 있다.

무보증 한도는 4백만~5백만원 정도고 2~4년까지 장기 대출도 가능하다.

쌍용에서는 자기 집을 소유한 고객이 견적서를 제출하면 2천만원까지
인테리어비용도 빌려준다.

일부 상호신용금고에서 취급하고 있는 개인택시사업자 대출도 현대와
삼성에서 시행중이다.

개인택시사업자는 3백만원 정도는 보증이 없어도 연 14.5~16.5%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배낭여행 등 해외여행에 필요한 경비를 빌리고 싶은 사람은 삼성 쌍용 등을
찾으면 된다.

현대에서는 금강산관광비용도 빌려준다.

LG에서는 교원단체총연합회 소속 교사들을 타깃으로 신용으로만 1천만원까지
빌려주는 상품도 내놓고 있다.

각 할부금융사 대출상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각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다.

인터넷을 통한 대출상담과 문의도 받는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