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와 20세기 패션을 대표해 온 톱브랜드들은 새 시대가 시작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저마다 특별한 상품들을 선보였다.

이탈리아의 보석 브랜드 불가리는 밀레니엄 프로덕트로"비 제로원(B.zero1)"
을 손꼽는다.

링 모양의 금반지 여러개가 나선형으로 유연하게 연결된 심플한 디자인이다.

혹자는 평소 무게있고 웅장한 스케일의 보석디자인을 대표해온 불가리가
이런 단순한 반지를 기념 상품으로 내놓은 것에 대해 의아해 하기도 한다.

그러나 불가리측은 "비 제로원이야말로 불가리가 창립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정신을 충분히 표현해 주고 새로운 시대의 보석 가치를 확실히 알리는 상품"
이라고 말한다.

즉 2000년대의 보석은 매일 부담없이 낄 수 있는 비 제로원처럼 보다 인간
생활과 친밀하고 밀접해 질 것이라는게 불가리의 생각이다.

백금과 황금 두가지 종류로 그 두께는 8.5mm 12mm 14mm 등 세가지가 있다.

전세계 불가리 매장에서 11월부터 판매된다.

페라가모는 항상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기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에는 한정적으로 생산되는 밀레니엄 상품들을 내놓았다.

바로 2000이라는 로고가 새겨진 여성용 스카프와 남성용 타이, 스카프
등이다.

스카프에는 브랜드 특유의 동물 문양과 함께 2000 숫자가 그려져 있고
타이와 남성용 실크 머플러에는 그 숫자가 하나 가득 프린트돼 있다.

에르메스도 별이 가득한 하늘과 갈기를 휘날리며 날아다니는 말 문양이
새겨진 스카프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 상품의 이름은 코스모스.

12월 한달동안만 판매한다.

또 특별한 케이스에 담은 향수 칼레쉬도 밀레니엄 기념 상품이다.

칼레쉬를 다 쓴 다음 다른 향수로도 리필할 수 있고 만화경 역할을 하는
병뚜껑으로 별을 관찰할 수도 있다.

이같은 재미있는 발상은 별과 우주라는 에르메스의 99년 테마와도 상통한다.

칼레쉬 향수 역시 12월에만 시판된다.

샤넬의 밀레니엄 상품은 2000년을 2년 앞둔 시기에 탄생됐다.

이름은 2005 핸드백.

"2는 2000년을 2년 앞둔 시점에서 태어났다는 뜻이고 00은 국제전화코드로
전세계적으로 펼쳐 나감을 뜻한다. 5는 물론 샤넬을 상징하는 숫자다"

샤넬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2005 핸드백이 신세대 핸드백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20세기와 21세기를 잇는 가교답게 이 백은 미래지향적 디자인
과 인체공학적인 설계, 최첨단 소재, 정교한 수공예 기술들로 만들어졌다.

루이비통은 12월초에 고객들이 깜짝 놀랄만한 밀레니엄 기념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