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 미국 대통령 >

프랑스등 유럽 국가들은 농업부문에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교역이 왜곡되고 있다.

유럽정부들이 전체 인구중 겨우 2%만 종사하고 있는 농업부문에 지원하는
보조금은 연간 70억달러를 넘는다.

이는 전체 보조금의 85%를 차지한다.

이같은 보조금으로 미국 농민들과 목축업자들은 국제농산물시장에서 매우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지난 50년대초 세계 공산품의 평균 관세율은 40% 이상이었다.

지금은 4%선으로 급감, 교역을 촉진시키고 있다.

공산품은 미국수출의 핵심이다.

지난 92년 이후 미국 공산품 생산은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수출도 61%나 신장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농산물에 대한 관세는 아직도 50% 안팎으로 매우 높다.

그렇지만 미국의 농산물 수입관세는 10% 수준으로 다른 나라의 5분의1밖에
안된다.

오는 11월말 미국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총회에서 미국정부는 미기업들이
생산한 공산품을 해외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특히 무역장벽 제거에 협상의 초점을 둘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서비스 수출국이기도 하다.

지난 92년부터 98년까지 미국 서비스 수출은 47% 늘어났다.

지난해의 서비스수출액은 2천6백40억달러에 이른다.

서비스는 이제 전세계 교역량의 22%, 액수로는 1조1천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세계무역시장에서 그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은 시애틀협상에서 금융 통신 건설등과 같은 핵심부문의 개방뿐 아니라
서비스부문의 시장개방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다.

미국은 시애틀 협상을 앞두고 한국 헝가리등과 함께 정부조달 투명성협약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 협약의 취지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뇌물제공이나 내부자거래와 같은
구시대적 관행을 없애자는 것이다.

일부 나라들은 이미 투명성을 높인 덕에 국가비용의 40~50%를 절감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많은 국가들은 투명성 제고를 통해 세계적으로 3조1천억달러에 달하는
정부조달시장에서 보다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는 미국과 전세계 국가들이 21세기 성장과 번영을
이룩하는데 필수조건이 됐다.

미국에서만 지난 한해동안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액이 5백억달러를
넘어섰다.

오는 2003년에는 1조4천억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 95년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수는 3백만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억명이
넘는다.

오는 2005년에는 1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 WTO는 컴퓨터 통신장비등과 같은 기술상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골자로 한 정보기술협정(ITA)을 채택했다.

시애틀에서 미국은 다른 기술상품들에 대해서도 관세를 없앨 목적으로
"ITA-2"를 채택할 계획이다.

미국정부는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따라 세계노동기구(ILO)의 위상강화를 적극 지지한다.

지난해 ILO는 전세계 노동자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국제노동기준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올들어선 어린이 노동을 금지하는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냉혹한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나 보다 인간적인 세계경제 구축은 21세기
미국경제의 가장 중요한 화두다.

미국은 또 이번 협상에서 WTO를 보다 접근하기 쉬운 열린 조직으로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특히 세계각국의 비정부기구(NGO)와 원활한 협력과 교류를 위해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제안할 방침이다.

20세기에 미국은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보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다.

새로운 천년을 목전에 둔 지금 우리는 보다 많은 나라들을 민주주의라는
한 울타리와 공정한 룰에 기반한 무역체계속에서 하나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고 있다.

현재 33개국이 WTO 가입의사를 밝혀둔 상태다.

중국등 33개국은 인구로는 16억명에 이르며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분의
1을 차지한다.

WTO에 가입하기 위해 이 나라들은 무엇보다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철폐해야
한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법률정비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서비스 규정도 도입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이들 나라가 WTO에 원활하게 가입하고 이 안에서 이득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이와 함께 21세기 디지털경제의 핵심인 인터넷과 통신부문의 발전을 위해
기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각국은 WTO 가입을 통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을 것이다.

< 정리=김재창 국제부기자 charm@ 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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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최근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WTO의 시애틀 총회를
앞두고 미국의 무역협상원칙을 밝힌 연설문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