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라는 용어와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을
모르면 "경제 문외한"이란 소리를 듣는다.

그린스펀 의장의 한마디와 FRB의 결정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세계경제가
요동치기 때문이다.

FRB는 미국의 중앙은행이다.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FRB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로 "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나 재할인율은 연간 8차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된다.

12명으로 구성되는 FOMC에서 7명의 FRB 이사들이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FRB는 물가상승 기미가 있으면 금리를 올려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성장속도를 누그러뜨린다.

경기가 과열상태로 접어들면 임금이나 상품가격이 올라 물가가 들먹거리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면 금리를 낮춰 경기를 자극한다.

올들어 FRB가 두차례나 금리를 올린 것은 미국경제가 과열조짐을 보이면서
물가불안기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내달 16일 FOMC 회의에서도 금리가 또다시 올릴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요즘 미국주가가 떨어지고 세계증시도 맥을 못추고 있다.

FRB가 국제금융시장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FRB는 또 <>금융기관 감독 <>금융제도 안정성 유지 등을 책임지고 있다.

FRB는 1913년 12월23일 연방준비법에 의해 설립됐다.

FRB 아래에는 12개의 지방 연방준비은행들이 있다.

뉴욕 리치몬드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에 위치하고 있는 지방 연방준비
은행들은 FRB 통제 아래 각 지역의 중앙은행역할을 수행한다.

FRB는 의장과 부의장을 포함, 7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사들은 상원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14년이다.

현재 2명이 공석이다.

이사들은 금리결정이라는 막중한 역할 때문에 해박한 경제지식과 통찰력을
두루 갖춘 인물들로 구성된다.

FRB의 수장인 의장과 부의장은 이사들중 대통령이 상원의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

임기는 각 4년이다.

FRB 이사들은 경제상황이나 통화정책 등을 점검하기 위해 보통 1주일에
2차례 모임을 갖는다.

모임은 대개 월요일과 수요일에 열린다.

이 회의는 원칙적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다만 중요한 사안을 다룰 때는 비공개로 진행되는게 관례다.

이사들은 평소에 경제전문가들과 빈번하게 접촉하면서 경제흐름을 체크한다.

주로 금융당국인 재무부 관리들이나 경제자문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경제
흐름을 분석해 이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