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모험에 도전한다.

실패가 두려워 주저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그래서 성공한 벤처에는 강한 추진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는 불도저형의 벤처기업 사장이 있게 마련이다.

이들은 대부분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이다.

네트워크장비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미디어링크의 하정률(36) 사장은
업계에서 알아주는 "불도저"다.

야구선수 출신인 그는 스스로를 "사업의 호나우두"로 불러달라고 얘기한다.

소주 3~4병을 비울 정도의 두주불사형인 점도 그가 "강성"임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독불장군은 아니다.

"경쟁력은 조직력에서 나온다"고 믿는 그는 인재들을 규합, 국내에선 처음
올 상반기에 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를 상용화한 데 이어 외산장비의 독무대
인 기가백본(기간망)스위치까지 개발한다는 야심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코네스의 이태석(34) 사장.

강한 추진력으로 변신을 거듭하며 어려움을 이겨낸 벤처기업인이다.

94년 초등학교 영어교육으로 사업을 시작한 그는 2년만에 인터넷교육으로
간판사업을 바꾸는 결단을 내린다.

인터넷의 미래가 불확실하던 당시 반대도 많았다.

그러나 밀어붙였다.

컴퓨터교실 사업을 정상궤도에 진입시켰으나 IMF한파로 월급조차 못주는
상황에 처한다.

이때도 그는 모은 재산을 쏟아부으며 전자학습지 사업을 벌이는 등 공격
경영으로 일관했다.

결과는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교육업체의 탄생.

인터파크의 이기형(36) 사장도 불도저형에 속한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개척자로 불리는 그의 경영철학은 "아는대로 실행하라.
즉시"다.

94년 미국출장길에서 인터넷을 접하고 흥분했다는 그는 "무조건 해야 되고
남보다 먼저 하겠다는 일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데이콤의 소사장으로 96년 6월 국내 첫 인터넷쇼핑몰을 탄생시킨 그는 최근
동아TV를 인수하기도 했다.

역경 속에서도 "전자상거래 시장은 뜬다"는 믿음 아래 밀어붙인 그의 뚝심과
이를 믿고 따른 직원들의 피땀이 밑거름이 된 것이다.

중전기기를 생산하는 서오기전의 김성수(47) 사장도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보고 마는 성미다.

그의 특이한 습관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잠자다가 벌떡 일어나 메모하는 게 그것이다.

기인시스템의 이기원(38) 사장, 버추얼텍의 서지현(35.여) 사장,
야후코리아의 염진섭(45) 사장, 중앙소프트웨어의 최경주(40) 사장,
화인텍의 김홍근 사장 등도 불도저 스타일로 사업을 밀어붙인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