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구텐베르크가 근대 활판 인쇄술을 발명하고 처음 인쇄한 것은
천문력과 면죄부였다.

기술을 향상시킨 후 그는 성서의 인쇄에 손을 댔다.

그가 인쇄한 성서는 행수에 따라 "36행성서" "42행성서" 또는 "구텐베르크
성서"라 불렀다.

훗날 그의 성서는 종교개혁에, 인쇄술은 과학혁명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은 그밖에 신문의 발전에도 기여했다.

활판인쇄술의 보급은 소식이나 정보를 손으로 써서 만든 필사신문을
사라지게 하고 "플르크블라트(Flugblatt)라는 인쇄신문을 등장시켰다.

이 인쇄신문이 17세기에 들어서면서 근대신문으로 모습을 바꿨다.

독일에서 세계 최초의 주간신문 "레라치온"이 1609년에, 세계 최초의 일간
신문 "라이프치거 차이퉁"이 1660년에 창간됐다.

세계 최초란 명예를 차지한 주간지와 일간지가 모두 독일서 발행된 것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과 무관하지 않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세계 최초로 "소리 나는 신문"을 제작해 어제 간토지방에
배달했다 한다.

아사히는 광고면에 들어있는 여배우의 인사말과 스포츠 실황중계 등을
부호로 바꿔 얇은 띠 모양으로 길게 지면에 인쇄하여 "스캔토 리더"라는
장비를 갖춘 독자들로 하여금 이를 소리로 들을 수있게 했다.

아사히는 이 기법을 일반 기사에도 적용할 예정이라 한다.

눈으로 읽는 신문이 귀로 듣는 신문으로 바뀌면 문맹자와 시각장애자들도
신문을 찾을 것같아 무엇보다 기쁘다.

언젠가 프랑스에서 얇은 고무판에 인쇄한 "라 나이아드"라는 신문이 발행된
적이 있었다 한다.

목욕하면서도 읽을 수있고 눈이나 비에 젖어도 찢길 염려가 없다는 게 이
신문의 큰 특징이었다.

그러나 수요자가 없었던지 얼마 안 가서 폐간됐다.

그렇지만 아사히의 소리 나는 신문은 전자공업이 강한 일본에서 "디지털
혁명"이라는 시대흐름을 읽고서 내놓은 신문같다.

소리 나는 신문을 인터넷에 넣으면 방송과 무엇이 다를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