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밀레니엄의 여행자들은 "새로운 이어도"를 찾기 위해 굳이 멀리 항해할
필요가 없다.

"하우스 레저"를 통해 일상에서도 여가를 재미있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첨단기술을 도입한 레저용품이 속속 개발되고 도심에는 테마하우스 등이
번창할 것이다.

미래학자 조지프 코츠는 "2025년께면 손댈 일 없는 스마트주택에 살면서
첨단레저를 즐길 것"이라고 말한다.

사이버 스포츠는 하우스 레저 시대의 첨병이다.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집안에서 골프나 야구 축구를 땀을 흘리며 즐길
수 있다.

직장인 김보기(40)씨는 퇴근후 사이버골프 세상에 들어간다.

특수안경을 쓰고 골프장에 들어섰다.

1번홀(파4.3백67야드) 티잉그라운드에 서자 페어웨이 우중간쯤엔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그린우측 해저드도 눈에 들어온다.

김씨는 약간 좌측을 보며 테이크어웨이한 다음 샷을 날렸다.

손에 쥔 드라이버에 공의 무게가 그대로 실린다.

샷은 운좋게 페어웨이벙커 앞에서 멈춘다.

그는 볼을 향해 걷는다.

땀이 난다.

그러나 실제론 제자리 걸음이다.

9홀을 지나면서 다리가 뻐근해지기 시작한다.

같은 시간 옆집 야구광 이한방(32)씨는 가상현실을 통해 박찬호의 볼을
쳐내고 있다.

<> 미래의 꿈 사이버주택

물론 사이버공간만 있는게 아니다.

실제 공간의 레저도 활성화된다.

주택은 단순 주거공간이 아니다.

거주자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심벌이 된다.

누에고치(코쿤) 속에서 칩거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집에 대한
관심은 높아진다.

마케팅회사 레저트렌즈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성인들의 자기과시욕은
과거 "어느 회사에 근무하느냐"였지만 지금은 "무슨 차를 갖고 있느냐"로
바뀌었다.

이게 이제는 "어떤 집에 살고 있느냐"로 바뀌고 있다.

21세기형 주택은 중세의 성을 연상시키는 밀폐된 공간에 작은 정원이 딸린
형태가 주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게 건축가들의 전망이다.

적외선망원경과 도청 등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받기 위해서다.

이들 주택은 각종 센서를 통한 자동요리, 온도와 습도조절, 잠금장치 등이
이뤄지는 스마트주택이다.

<> 번성하는 코쿤 레포츠

20세기 한국인의 최대 레저가 집안 TV시청이었다면 뉴밀레니엄엔 주문형
비디오가 된다.

채널이 급증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프로를 원하는 시간대에 볼 수 있다.

실내 벽과 천정엔 대형스크린과 스피커 등이 설치돼 미니영화관으로 활용
된다.

간단한 음성명령으로 프로그램과 음악이 나온다.

정원가꾸기는 코쿤족들의 완벽한 오락이다.

고치속으로 파고드는 일인데다 건강하고 부유하며 현명하다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

잔디정원과 화분가꾸기, 유기농법 야채기르기 등이 확산된다.

바느질, 집고치기, 애완동물기르기 등도 전염병처럼 번져 나갈 것이다.

예컨대 미국의 "주택과 정원(HG) TV"는 이미 1천만명의 시청자를 확보했다.

집밖을 나서 도심으로 가면 "애니멀하우스"가 즐비하다.

유전공학 발달로 사람과 의사소통까지 할 수 있는 새품종들이 레저상품으로
등장한 것이다.

투우소와 놀아보자.

빨간 망토를 펄럭이면 진짜 소가 달려온다.

온몸이 오싹해지는 순간 소는 망토앞에서 돌연 고개를 돌려 돌아간다.

서구에선 소의 뇌에 특수장치를 이식해 이런 실험에 성공했다.

돌고래와의 대화, 호랑이타기 놀이도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테마하우스"들도 범람한다.

18세기 일본 게이샤(기생) 집에서 성적흥분을 체험하는 술집, 엘리자베스
여왕이 거주하는 궁전의 식당, 로마시대의 목욕탕에서 체험여행을 즐길 수
있다.

현장에 가지 않고서도 경험을 누리도록 하는 경험사업들이다.

뉴밀레니엄엔 장애인들도 자유롭게 각종 레포츠를 즐기게 된다.

인공지능 의족과 의수, 안구 등을 착용하면 래프팅, 축구와 농구 등 각종
레포츠를 불편없이 즐길 수 있다.

한 영국업체는 이미 초보단계의 인공지능의족을 개발했다.

<> 뜨는 첨단 레저용품

하우스 레저는 첨단 레저용품들의 출현으로 더욱 활성화된다.

미국 MIT대 미디어연구소 등 세계유수의 연구소들은 수년내에 다음과 같은
레저상품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컴퓨터장착 안경 =손톱만한 크기의 모니터가 안경에 부착돼 있다.

가로 세로가 각각 7cm 정도인 소형 키 패드를 손에 쥐고 작동한다.

각종 게임과 TV 시청, 메모 등을 할 수 있다.

<>신체이용 네트워크 =부작용없는 생체 칩이 개발돼 신체가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하며 네트워크의 중심이 된다.

사이버 섹스나 이미지 교환이 실제처럼 이뤄진다.

<>스마트룸 =카메라, 마이크, 각종 센서를 장착한 룸.

요리와 세탁 청소, 보안 등을 완벽하게 해결해 준다.

<>칩 내장 레고블록 =어린이가 원하는 모형을 모두 만들 수 있는 레고사의
장난감 블록.

<>햇빛 전송장치 =한겨울과 한밤중에도 선탠할 수 있다.

햇빛 저장 및 전송장치등을 이용해 빛을 저장한 다음 필요할때 꺼내 사용
한다.

< 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