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집적도를 지금보다 1만배까지 높일 수 있는 초미세 회로기술이
미국 대학에서 연구중인 한국 과학자에 의해 개발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나노공정연구센터 홍승훈(33) 박사는 이 대학 차드
미르킨교수와 함께 원자나 분자 폭의 초미세 글씨나 초정밀 회로를 만들
수 있는 나노리소그라피(nanolithography)기술을 개발,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물질을 원자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원자힘현미경
(AFM)을 이용해 원자나 분자 크기의 글씨 및 도형 등을 그리는 "딥 펜
나노리소그라피(DPN:dip pen nanolithography)"다.

사이언스는 "이 연구는 분자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형상을 만들어내는
다중잉크(multiple ink)를 이용해 5nm(1nm는 10억분의 1m) 선폭의 글씨나
형태를 처음 만들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서울대 물리학과 우종천 교수는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현재
가장 앞선 수준의 반도체에서 사용되는 전자회로 선폭을 100분의1 이하로
줄여 반도체 집적도를 1만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첨단 반도체회로 가공에는 전자빔이 사용되고 있으나 회로선폭을
머리카락의 1000분의 1 정도인 180nm 이하로 줄이기 어려워 반도체 집적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홍 박사팀이 개발한 DPN기술을 이용하면 반도체 선폭을 nm 수준까지
줄여 같은 면적의 기판에 훨씬 집적도가 높은 회로를 새길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금(Au) 기판 위에 유기물질(MHA)을 잉크로 사용해
"NU"를 15nm 굵기로 쓴 것과 삼각형 사각형 오각형을 30-80nm 굵기로 그린
것을 제시했다.

홍 박사는 "DPN은 6.45제곱cm (1제곱인치)안에 200만개의 점을 찍을 수
있는 인쇄장치(200만DPI)와 같은 것으로 이를 이용해 금속 반도체 등에
초정밀 회로를 만들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박사는 90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92년 같은 학과에서 석사학위
를 취득한 뒤 미국으로 유학, 97년 퍼듀대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노스웨스턴대에서 박사후연구과정에 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