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는 문화가 있고 개인에게는 개성이 있으며 기업에는 기업의 이념이
있다.

한 국가를 알려면 그 사회에 관습적으로 내려온 전통과 문화를 알아야 한다.

개인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성격을 알아야 하듯 기업도 기업의
이념을 이해시켜야 고객과 가까워질 수 있다.

기업 이념을 디자인적으로 승화시켜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AKZO의 아이덴티티
의 사례를 살펴보자.

"AKZO Man"이라고 불리는 AKZO Nobal의 새로운 로고는 기원전 4백50년께
지중해 동부에서 만들어진 조각작품에서 인용한 심벌이었다.

AKZO 심볼에 사용한 조각상은 본래 그리스 교육의 전당에 있었던 것을
심볼 디자인의 요소로 차용했으며 그 의미는 성취를 의미하는 것이다.

심볼에 보이는 AKZO Man의 특징은 얼굴과 몸은 매우 강력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이미지로 보이게 디자인됐으며 너무 젊은 느낌도 그리고 너무 노쇠한
느낌도 나지 않는 점이다.

또 특정한 인종을 표현하지 않은 것이 AKZO Man의 특징적 요소다.

AKZO의 아이덴티티의 또다른 특징은 다양한 매체의 적용성을 고려하여
어떠한 환경과 조건에서도 통일적인 이미지를 느낄 수 있도록 주안점을
뒀다는데 있다.

AKZO는 하루에 수만가지의 제품을 생산한다.

이 제품들은 AKZO의 아이덴티티가 확연히 드러나 있고 AKZO 트럭에 실려
AKZO 배송원들에 의해 고객 또는 기업들에 전달된다.

이렇게 항상 명확해 보이는 AKZO의 아이덴티티는 기업의 이미지를 확연히
각인시켜 주고 일관성있게 보여줌으로써 고객들의 의식 속에 늘 존재하는
기업으로 이미지의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아이덴티티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1백년 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거의
존재조차 인식할 수 없었던 기업에서 차별적이고 독특한 이미지의 전개로
AKZO의 기업 이미지를 전세계적인 기업으로 끌어올리는 아이덴티티 전개의
성공적인 모델이 됐다.

< 김혜옥 디자인 커넥션 사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