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R&D(연구개발)를 책임지고 있는 진대제 대표이사 부사장(48.
중앙연구소장)은 "한국의 국보급 박사"로 불린다.

한국 경제를 이끌고있는 반도체 산업의 중심에 그가 있다.

진 대표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세계를 제패하게 만든 최대의
공로자다.

요즘은 한국이 아직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진 대표는 20년 가까이 반도체에만 종사해온 반도체 전문가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거쳐 미 실리콘밸리에 자리잡은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 재학시절 휴렛팩커드의 IC(집적회로)연구소에서 파트타임 연구원
으로 일한 그는 졸업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 IBM사의 왓슨연구소에
들어갔다.

IBM 왓슨연구소에서 그의 역할은 역시 반도체 연구였다.

삼성전자가 진 대표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

반도체 사업 성공을 위해선 진 대표의 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판단한
삼성의 고위경영진들은 삼고초려끝에 그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 미국연구소 수석연구원(이사급)으로 삼성과 인연을 맺은 그는
IBM에서의 명성답게 16메가, 64메가, 2백56메가, 1기가 D램을 잇달아 경쟁
기업보다 6개월이상 앞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이 D램에서 세계 1위로 오른 계기가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진 대표는 삼성내에서 종종 로마의 스키피오 장군에 비교되곤 한다.

스키피오는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 침공에 맞서 로마를 지킨 인물.

젊고 추진력과 지도력이 강하며 청렴결백하다는 점에서 꼭 빼닮았다는
것이다.

삼성이 D램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그의 지도력을 믿고 따른
연구원들 덕분이었다는게 주위의 평가다.

진 대표는 중앙연구소장과 함께 시스템LSI(대규모집적회로)사업본부장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PC의 두뇌에 해당하는 CPU(중앙연산처리장치)인 알파칩, 휴대형 통신기기에
들어가는 통신칩, D램에 논리기능을 추가한 복합칩 등이 요즘 그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품목이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국내업체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야로 앞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비메모리 반도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한 분야다.

그는 앞으로 5년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5조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톱10"에 낀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진 대표는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결단력이 있기로 유명하다.

올초 삼성전자가 미 페어차일드사에 매각한 부천 전력용 반도체 공장도
그의 강력한 주장이 받아들여져 이뤄졌다.

진 대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장 품목 위주로 재편하기 위해선 전력용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통신칩이나 복합칩으로 가야 한다며 많은
수익을 냈던 부천공장 매각을 강력히 주장했다.

진 대표 주장이 맞아떨어져 삼성의 반도체 사업 포트폴리오는 D램 중심에서
메모리와 비메모리간 균형이 잡히는 쪽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반도체 박사인 진 대표는 그동안 수많은 논문을 세계적인 학회에 발표,
주목을 받아왔다.

98년 12월 세계반도체업계 종합학술대회인 IEDM에서 차세대 비메모리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는 메모리 복합기술을 활용한 시스템 온 칩 기술을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그를 아시아 10대 스타로, 아시아위크지는 2020년을
이끌어갈 아시아의 50대 리더로 선정하기도 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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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대제 대표 약력 ]

<>52년 경남 의령생
<>1970년 경기고 졸업
<>1974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1983년 미 스탠퍼드대 박사취득
<>83년 미 IBM 왓슨연구소 연구원
<>87년 삼성전자 연구위원 이사
<>92년 삼성전자 메모리본부 제품개발센터장
<>93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메모리사업본부장(전무)
<>96년 삼성전자 부사장
<>97년 삼성전자 시스템LSI 대표이사 부사장(현)
<>98년 삼성전자 중앙연구소장 겸임(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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