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와 투자신탁회사도 글로벌화의 급물결을 타고 있다.

외국사가 국내회사를 통째로 인수하는가 하면 글로벌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외국사와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도 잇따르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한파 이후 국내 증권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영향이 강화
되자 증권업계의 글로벌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올들어 외국회사에 경영권이 넘어간 증권사만 이미 세곳에 달한다.

이들은 모두 선진투자기법과 이익위주의 경영패턴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림그룹 계열이었던 서울증권은 지난 2월 국제 금융가의 "큰손"으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가 운용하는 소로스펀드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대표이사도 소로스펀드측에서 나온 강찬수 사장이 맡고 있다.

서울증권은 상반기 5개월동안의 약정고가 지난 한해의 1백70%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대유리제트증권도 합작파트너였던 영국의 투자회사 리젠트퍼시픽그룹에
지난 2월 지분을 추가로 양도,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했다.

이 회사는 당초 시장점유율 1.3%(23위)인 소형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2.0%(12위)로 껑충 뛰어 중형사 반열에 올랐다.

주식위탁매매 중심에서 선물 옵션등으로 영업을 확대한데다 수익성을 추구
하는 적극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한 덕택이었다.

쌍용그룹 계열의 쌍용증권도 미국의 H&Q사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회사명을
굿모닝증권으로 변경하는 등 대대적인 변신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업계 최초로 텔레마케팅을 실시, 증권가에 새바람을 불어
넣기도 했다.

이밖에 한진증권이 미국 보험사인 푸르덴셜의 아시아 자회사인 푸르덴셜
에셋매니저먼트와 공동으로 회사경영에 나서는 등 외국사와의 합작및 업무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

투자신탁업계도 글로벌화 물결에서 예외가 아니다.

투자신탁(자산운용) 시장이 외국에 전면 개방됨에 따라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더이상 살아남기 힘들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선진투자기법을 전수받기 위해 세계유수의 자산운용회사와 업무제휴를 맺는
것은 이제 투신업계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SK투자신탁운용은 미국 악사로젠버그사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
악사로젠버그가 보유하고 있는 투자모델을 적용하는 주식형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교보투신운용도 이에 뒤질세라 독일 도이체방크의 자회사인 도이치에셋
매니지먼트로부터 펀드운용에 관한 투자자문을 받기로 했다.

이에앞서 동원투신운용은 프랑스 파리국립은행(BNP)에 지분 30%를 넘겨
"동원BNP투신운용"으로 거듭났다.

경영권은 동원측이 행사하되 자산운용 최고책임자(CIO)는 BNP측에서 맡았다.

동원증권은 BNP투신 상품을 국내에서 팔고 BNP는 선진 펀드운용 기법을
동원에 전수해 주기로 한 것이다.

이밖에 한화투신운용(미국 얼라이언스 캐피털) 템플턴투신운용(미국 템플턴)
외환코메르츠투신운용(독일 코메르츠은행) 등 18개 신설 투자신탁운용회중
모두 10개회사가 외국 자산운용회사와 직.간접적으로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대형 투신사인 대한투자신탁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현재 영국의
리젠트퍼시픽그룹으로부터 자본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