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불확실한 경제체제하에서 경쟁 우위를 지속시켜주는 단
한가지 확실한 원천은 지식이다.

생산수단의 3대 요소로 꼽히던 토지, 노동, 자본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미 20세기 산업혁명이후 토지의 중요도는 떨어진지 오래다.

노동도 생산 설비의 기계화, 자동화로 그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단적인 예로 인터넷 비즈니스 서점 아마존은 지점 하나 없지만 기업가치는
세계 최대 서점인 반즈앤드노블(Barnes&Noble)의 8배다.

AOL(아메리칸 온 라인)은 2년 만에 10배 가까운 가치상승을 보였다.

이러한 사례는 앞으로는 기업의 핵심자원이 지식이고 지식의 축적및
효과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암시한다.

생산수단으로서의 지식은 단순히 축적된 데이터를 뜻하지 않는다.

학문적 지식과 실용적 지식, 현장경험 지식이 결집되면서 이론을 현실화할
수 있는 실천력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논리적인 사고와 판단력을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적 자본도 포함한다.

정보의 중요성이 수 없이 강조되어 왔다.

그러나 정보는 넘쳐나고 있다.

살아있는 정보, 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정보가 중요하다.

지식은 정보를 받아들인 사람이 주체적으로 가공하고 판단하는 능동적인
과정을 포함하는 개념이며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다.

21세기는 정보화의 진전과 함께 시간과 공간의 장벽이 없어져 시장은
국제화되고 공급자의 경쟁은 치열해진다.

다양성과 소비자 중심으로 경영환경이 변화하면서 단순노동자의 역할은
낮아진다.

지식경영이란 "조직적 차원에서 구성원 개개인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발굴해
기업내부에 축적 공유하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경영방식"이다.

또 기업경영 그 자체가 지식을 활용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기업경영은
지식경영을 포함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보 인프라의 구축과 의사결정과정의 단축, 조직계층의 축소
변화를 통해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기업의 생존조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일을 개선, 개발, 혁신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는
지식노동자의 역할이 부각될 전망이다.

이번에 지식경영대상 수상업체로 선정된 기업들은 조직내 정보공유와
지식축적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서부터 이를 기반으로 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 수익성을 높여 왔다.

(주)효성의 중공업부문은 비즈니스의 속도및 싸이클 타임의 단축을 위해
하루 3천여 문서가 왕래하는 메시징 서버를 활용한 의사교환의 장을
구축했다.

지식관리 시스템으로 각종 데이타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제품특성에 맞는 시장및 경제상황을 분석하고 고객수요를 파악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비영리법인인 공공문화단체로서 유일하게 수상업체에 선정된 정동극장의
지식경영방식도 눈여겨 볼 만하다.

정동극장은 공연물의 레퍼토리화와 공연장의 시간및 공간적 활용도를 2배로
높인 역발상을 통해 문화프로그램이라는 상품을 생산성과 수익성으로
연결시켰다.

이처럼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력으로 새로운 문화사업의
영역을 개발했다.

직원 개개인의 지식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교육투자 역시 설비 투자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다.

대림정보통신은 IMF(국제통화기금)체제하에서 모든 신규투자가 보류됐던
지난해에도 정보기술 아카데미를 개관,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대신 임원실과 사장실을 없애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조직의 지식확대에
주력했다.

한국교육미디어는 경영기획실내 지식경영 추진본부와 청년 이사회라는
조직을 구성해 직무교육을 강화했다.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제도화하기 위한 정확하고도 적절한 인센티브도
지식경영의 성공조건중 하나다.

대한투자신탁은 지식경영 기여도에 따른 승진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경영 전문가들은 정보화 지식사회에서 한 기업의 성패는 기업이 보유한
물질적 자산보다는 지적 및 시스템적 역량에 좌우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선진국보다 뒤떨어진 기술격차의 내면에는 지식의 격차가
있다는 의견이 높다.

이들은 기업들이 사원과 노하우, 고객관계, 브랜드 등을 기업경영에
불가결한 지식자산으로 삼아야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