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아시아 지역 경제는 금융위기로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여타
지역 국가들의 불안정한 경제상황도 많이 진정되고 있다.

국제금융기구는 그동안 외환위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중요한 기여를
해왔다.

그 중에서도 위기에 직면한 국가들로 하여금 구조개혁 프로그램을 올바르게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개혁이 깊게 뿌리내리고 효과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세계경제환경의 안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 경제의 연착륙과 일본 및 EU국가의 경제활력 유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세계금융 및 경제환경의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요 선진국간의
정책공조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공동의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위기 발생이후 한국은 먼저 위축된 경제를 다시 일으켜 활력을 불어넣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구조개혁을 끊임없이
추진했으며, 개혁이 성공적으로 달성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한
사회통합정책을 실시했다.

온 국민의 결집된 의지와 김대중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국은
놀라운 경제회복을 이루어 냈다.

금년 상반기 GDP 성장률이 7.3%를 기록하여 연간으로 약 7%의 경제성장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년 첫 8개월동안의 물가상승률은 0.7%에 불과한 매우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며, 여타 거시경제지표 역시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거의 고갈됐던 외환보유고는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되고
활발한 자본유입이 지속돼 6백50억달러 이상의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외환시장은 금년 초부터 계속 안정돼있으며 총외채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단기 외채 비중도 줄어들어 외채구조면에서도 크게 개선됐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한국은 IMF(국제통화기금)로부터 차입한 SRF(긴급
보완금융)자금 1백35억달러를 계획보다 9개월 앞당겨 전액 조기상환할 수
있었다.

금융부문도 현저히 개선돼 충격에 대한 대처능력이 크게 강화됐다.

저금리체제가 정착되고 주가는 위기 이전수준 이상으로 회복됐다.

저물가, 저금리, 주식시장의 활황은 기업구조 개혁과 재무구조 개선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앞으로도 한국정부는 기업구조 개혁을 더욱 가속화해 나갈 것이다.

한편 한국이 개혁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국민들이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중산층과 서민층의 고통은 매우 큰 것이었다.

정부는 사회통합 없이는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없다는 인식아래
사회안전망 확충을 계속해왔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실업자를 포함한 서민층의 생활안정을
위한 복지제도를 확충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국제금융체제를 개편.발전시키기 위한 몇가지 이슈를
제기하고자 한다.

우선 국제적 정보기준(global information standard)을 확산시키고 이를
보다 엄격히 적용함으로써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환영한다.

세계금융시장이 보다 질서있게 통합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단기자본
이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위기시 일시적인 세이프가드 조치를 확보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헤지펀드를 보다 효과적으로 규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한단계
진보된 국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 경제의 붕괴를 막고 그 부정적인 영향을 극소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제금융체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되기 위해서는(개발도상국의
입장이 반영된)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이러한 입장에서 국제금융체제 개편 논의에 기존 G7국가뿐만 아니라 한국과
같이 구조적으로 중요한 중견 개도국들이 포함돼 보다 확장된 논의가 이루어
져야 함을 강력히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은 외채과다 빈곤국가를 지원하려는 IMF와 세계은행의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둔다.

한국은 외채과다 빈곤국가를 지원하기 위한 확대구조조정금융(ESAF)의
신탁기금에 공평한 비용분담의 원칙하에 적절한 기여를 할 계획이다.

이번 연차총회는 도전과 기회의 시대로 명명될 새로운 세기로의 전환점에
열리는 금세기 마지막 회의다.

한국은 세계경제의 번영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라는 역사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요 부문의 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해 나갈 것임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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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이 제 54차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한 내용입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