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경 < 한국통신 연구개발본부장 >


인터넷의 보급과 더불어 전자상거래도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확산에 따라 상점에서 서로 얼굴을 대하고 거래를 하던 기존의
상거래 관행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상거래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전자상거래는 본질적으로 글로벌화를 지향하며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

소비자에게는 개개인의 요구에 적합한 상품및 서비스에 관한 정보를 쉽게
입수하도록 해 선택폭을 넓혀준다.

기업에는 지리적인 제약을 극복케 해 전세계로 시장을 확장할수 있게 해준다

아직까지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기술격차 <>네트워크 인프라와 같은 기반
시설의 미비 <>서로 틀린 언어, 관습 및 규제 등 글로벌한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수많은 요인들이 있다.

전자상거래가 기존 상거래 관행을 대체하거나 단기간내에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일부의 부정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확산에서 볼 수 있듯이 전자상거래의 무한한 잠재력과
편리성은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필연적 선택이다.

이런 노력의 하나로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연합
(GBDe:Global Business Dialogue on Electronic Commerce)의 주최로 전자
상거래 활성화를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열렸다.

GBDe는 전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를 주도하는 AOL, 타임워너 등 29개 기업의
경영진이 설립한 단체다.

필자도 창립멤버로서 이 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내용은 <>전자상거래의 무관세화및 새로운 세금의
부과금지 <>디지털 환경하에서의 저작권보호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분야에서
의 경쟁확대 <>사생활보호와 소비자 신뢰등이었다.

참가자들은 전자상거래에 있어 민간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고 시장논리에
의한 전자상거래 정착과 이를 위해 정부는 최소한의 기술중립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함께 했다.

특히 논의가 많이 이뤄졌던 관할권(Jurisdiction)문제와 관련, 기업의
입장은 여러 국가의 소비자들을 개별적으로 상대하기보다 자국의 법규를
적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이를 "원산지주의"라고 하며 원산지주의를 채택하면 기업은 쉽게 전세계의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판매할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는 경우 공급자가 소재한 외국(원산지)
법규에 따라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 한다면 소비자의 신뢰도는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소비자보호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소비자주의"를 채택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소비자는 자국 법정에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 소비자보호 측면은
강조된다.

그러나 기업입장에서는 거래하는 모든 국가의 법제도를 충족시켜야만 하므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게 된다.

선진국 기업들, 특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위해 원산지주의를 주장하는 반면 개발도상국은 자국 산업 및 소비자보호를
위해 소비자주의를 선호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정부는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위해 원산지주의를
채택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소비자보호를 위한 확고한 조치가 필요하다
는 점도 인정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도 전세계적인 추세가 원산지주의를 향해 가고 있음을
인식하고 확고한 소비자보호조치를 취하도록 주장하면서 전자상거래 시대에
동참할 준비를 해야한다.

이 문제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전자상거래를 통해 국내에 진출해
오는 선진국 기업들의 거센 물결을 막을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국내 기반시설의 미비로 전자상거래 활성화가 저해된다면 그 결과로
전자상거래 시대에 세계로부터 고립되는 소위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가 우리에게 닥칠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를 막을수 있도록 전자상거래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구축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는 향후 세계경제를 주도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에 각국 정부 및 기업은 시장 중심적인 자율규제를 통해 기술진보와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코자 노력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 관련된 각종 규제는 민간조직을 중심으로 실 프로그램(Seal
Program)과 같은 인증방안을 통해 자율규범화할 가능성이 크며 GBDe는 이러한
자율규범을 주도할 기구로서의 대표성을 확보하고자 의도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전자상거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생성단계로부터 GBDe와 같은 관련 활동에 적극 참여해 우리의 입장을 반영
시키고 기득권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 yklee@rcunix.kotel.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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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서울대 전자공학과
<>미국 UC버클리대 전자공학박사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