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동안 경제현안들도 잠시 "휴식"을 취했다.

연휴는 난마처럼 얽혀있는 문제들을 차분하게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대란설에 떨었던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을수 있는 기회다.

채권시장안정기금의 활동이 주목되는 한주다.

기금은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동안 2조5천억원을 풀어 채권을 사들일
계획이다.

투신사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내놓는 채권을 사들여 채권시장을 안정
시키는게 목적이다.

채권시장이 안정돼야 주식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전체가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만약 채권시장안정기금이 채권을 사들이는데도 불구하고 채권매물이 계속
쏟아진다면 금융시장은 다시 불안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금융시장불안의 뿌리에는 대우사태가 깔려있다.

대우사태가 해결의 길을 찾아야 투자자들의 불안이 근본적으로 해소될수
있다.

채권단은 대우그룹을 살리기 위해 자금지원 세부방안을 계속 협의한다.

대우그룹 채권에 보증을 선 서울보증보험이 채권대금을 어떻게 지급할 지도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대우자동차의 외자유치협상은 이번주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협상파트너인 미국 GM사의 휴즈 부회장이 방한해 김우중 회장등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M측은 그동안 두 차례 실사단을 파견했고 서류실사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GM이 시간끌기를 하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휴즈 부회장의 방문결과가 GM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채권단등 이해관계자들은 GM측이 입장을 속히 드러내고 협상을 진척시키기를
바라면서 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진통을 겪고 있는 유화빅딜이 또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산업자원부는 일단 이달말(30일)까지 빅딜세부방안을 제출할 것을 삼성과
현대에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삼성측이 미쓰이의 제안에 대해 자산평가가 부적정하고 수출에
제약이 많다며 반발하고 있어 점점 합의가 어려워지고 있다.

재벌에 대한 개혁압박은 이번주에도 이어진다.

국세청이 한진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
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고위층에 조사결과가 이미 보고됐고 발표시점만 남아있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지난주 보광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결과 발표를 보고 이미 한차례
놀란 터라 긴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5대 그룹에 대한 3차 부당내부거래
조사 결과를 심의한다.

각 그룹별로 부당내부거래 규모와 행태, 과징금을 정한뒤 10월2일자 조간
신문에 발표한다.

이번에 적발된 부당내부거래규모가 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그룹들이 세밀히 검토한뒤 소명하겠다며 당초 17일이었던 회의날짜를
연기시킨 만큼 향후 대그룹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와함께 29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도 뉴스의 초점이다.

파이낸스 부실감독 대우사태처리 재벌개혁 등을 놓고 여야간에 뜨거운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대그룹 총수들에 대한 출석요청도 한때 거론됐으나 결국 제한적으로 하기로
했다.

어두운 뉴스들 속에서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방북이 모처럼 밝은 소식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과의 경제협력에 물꼬를 텄던 정 회장은 이번주에 다시 경협보따리를
들고 평양을 방문한다.

현대와 북한간 남녀농구대회를 개최하고 실내체육관 착공식에 참가한다는
명목이다.

서해안 공단개발등 여러 경협이슈들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뒤여서 남북경협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30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국제통화기금).IBRD(세계은행) 총회
에서는 과다채무국에 대한 부채탕감, Y2K문제(컴퓨터의 2000년 인식오류문제)
해결지원 등이 논의된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체크포인트 ]]

<> 27일 - 채권시장안정기금 채권매입 착수
-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 북한방문

<> 29일 - 국정감사 시작
- 국채선물, 선물거래소 상장

<> 30일 - 유화업종빅딜 세부방안 제출시한

<> 주중 - 대우그룹 자금지원 및 서울보증보험 처리방안 논의
- GM부회장 방한, 대우자동차 출자협상 예정
- IMF/세계은행 총회(27일~30일)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