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대우문제라는 돌부리에 걸려 증시가 게걸음을 하기 시작한 지 2개월반이
지났다.

조정기간이 길었던 만큼 힘찬 반등을 위한 에너지가 충분히 축적돼 이젠
다시 상승세를 탈 시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비 온 뒤 무지대가 나타나듯 조정을 받고 있는 현 주가가 상승커브를 그리며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할지 관심거리다.

한국경제신문은 한경펀드매지저클럽 회원인 유명 펀드매니저들에게 99년
4.4분기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보는 지를 알아봤다.

대부분 펀드매니저들은 4분기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10월에 금융불안이 해소돼 11월에는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11월 대란설에 대해 정부가 충분히 대응책을 세우고 있는 만큼 대우채권의
환매비율이 80%로 높아지는 11월10일 이후 환매가 그다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주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종합주가지수가 4.4분기중에 사상최고치(1,138)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S&P와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겠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는 점과 현대자동차가 해외에서 DR(주식예탁증서) 발행에
성공하는 등 금융불안을 제외하곤 특별한 악재가 없다는 점도 4.4분기
주가상승을 점치게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큰 충격은 없을 것이며 엔.달러환율도
달러당 1백10엔대에서 안정돼 국내수출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일부에서는 금융부문의 취약성으로 인해 대우문제와 투신(운용)사 수익증권
환매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주가는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95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심하게는 800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4.4분기 증시를 주도할 업종과 종목으로는 반도체와 유화 철강 조선 등
소재산업과 엔고수혜주가 될 것이라는데 대부분 견해가 일치됐다.

금융불안이 해소되면서 금융주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김영수 매니저)
이라든가, 한국전기초자같은 저평가된 중소형주(박경민 매니저)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 강신우 현대투자신탁운용 수석매니저 =정부의 효과적인 대응으로
10월중에 금융시장 불안이 대부분 해소될 것이다.

금리가 다시 8~9%로 떨어지고 기업의 실적개선이 평가되면서 주가는
사상최고치 경신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S&P와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겠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가 해외에서 DR(주식예탁증서) 발행에 성공하는 등
금융불안을 제외하곤 특별한 악재가 없다.


<> 김영일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 =10월중순이 지나면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조정국면이 마무리되고 11월초부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11월금융대란설은 10월중에 어느식으로든지 가닥을 잡을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큰 충격은 없을 것이며 엔.달러환율도 달러당
1백10엔대에서 안정돼 국내수출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다.

다만 외국인들은 사자보다는 소폭의 팔자우위가 나타날 것이어서 큰폭의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김영수 동양오리엔트투자신탁 주식운용1팀장 =대우문제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불안은 주가에 어느정도 반영돼 있으나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이
미뤄지고 있어 본격적인 상승도 미뤄지고 있다.

주식형 수익증권도 예상보다 적게 줄어들고 있어 금리만 안정될 경우
주가는 1,100대까지 상승할 것이다.

다만 외국인들은 한국주식의 보유비중이 높아진 상태에서 "Y2K"문제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아 적극적으로 매수하지는 않을 것이다.


<> 김기환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이사 =지난 17일에 제일은행이 매각되고
18일에 "금융시장 불안요인 해소대책"이 발표되는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정책이 단계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부대책으로 11월대란설은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다.

무보증 대우채권의 지급비율이 80%로 높아지는 11월10일 이후에 환매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면 주가는 크게 상승할 것이다.

지난 7월20일부터 시작된 조정국면이 2개월이상 지속됐기 때문에 기간측면
에서도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 박종규 LG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 =정부대책에 대한 시장반응이
종합되는 이번주가 향후 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최대고비가 될 것이다.

정부대책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될 경우 일시적으로 85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성장률이나 유화 철강 반도체등 경기관련업종등의 실적개선은 호재이나
국제유가와 금리상승은 비용을 높이는 악재다.

은행의 단기예금에 일시적인 은신처를 마련했던 자금들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증시여건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 정진호 액츠투자자문 사장 =금융대란설과 금리상승이란 악재가 80%가량
주가에 반영됐으며 엔화강세로 수출기업의 수익력이 높아지고 있어 주가는
약세에서 벗어날 것이다.

다만 액츠투자자문이 투자대상으로 선정한 2백50개종목의 평균 PER가
20배에 달하고 있어 추가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다.

지수 900선 밑에서는 사고 1,000이 가까워지면 파는 전략이 유망하다.


<> 박경민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 상무 =현재의 문제는 대우그룹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금융시스템의 문제다.

금융불안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종합주가지수는 1,000을
돌파하기 힘들 것이다.

반도체등 일부 업종이 특수를 누리고 있으나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근간이 너무 부실해 조그마한 외부충격에도 무너지기
쉽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경 펀드매니저클럽 4분기 전망 ]

<> 악재

1) 투신사 구조조정
2) 대우사태 장기화
3) 11월 이후 환매사태 발발 가능성
4) 고유가 원자재가격 상승
5) 미국 금리인상 예상
6) 고금리 지속
7)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 호재

1) 엔화강세
2) 반도체가격 상승및 업황 호전
3) 국가 신용등급 상향가능성
4) 국내경기 회복에서 확장으로 전환
5) 북한-미국 해빙무드
6) 기업 재무구조 개선
7) 제3시장 개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